안녕하세요. 이승원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오늘날, 미국은 중심 국가, 즉 국제 질서의 중심 국가다. 미국에 대한 회의론자들은 우리는 현재 다극화된 세계를 살고 있고, 미국이 세계에서 점유하는 GDP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달러의 패권은 이미 위협받고 있는 데다, 세계는 더 이상 미국을 이전과 같이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런 미국 회의론자들은 한 가지 요점을 놓치고 있다. 미국은 세계를 조율하기 위해 굳이 힘들여 지배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천하의 개념에서 명나라가 이끌었던 동아시아나 혹은 현재 미국이 만들어 놓은 미국의 세계에서는 중심 국가의 경제력, 군사력만이 천하를 지탱하는 게 아니다. 그 중심 국가가 지니는 중심성 그 자체가 지탱하는 것이다.
현 세계 체제에서 미국을 정의하는 한 가지를 꼽아 보자면, 그것은 중심성이다. ... 세계 금융 체제에서 미국의 중심성은 그 외 세계에 강력한 레버리지를 갖게 해준다. 예컨대 현재 미국이 이란이나 러시아에 가하는 금융 제재는 전후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던 1950-60년대에 가할 수 있는 경제 제재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세계화는 세계의 상호 연결성을 증가시켰는데, 그 상호 연결성이란 그물망의 중심에 바로 미국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따라 흐르는 세계 금융망에 국한된 얘기만이 아니다.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대부분은 미국을 거쳐간다. 미국은 다른 네트워크망에서도 이 중심성으로부터 큰 이득을 취하는데, 학문, 미디어, 그리고 현재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댈 수 있는 모든 것에 그러하다. 현재 이 세계는 미국이 중심이 되지 않은 세계 네트워크망에 대해서 상상하기 어려울 지경까지 왔다.
출처: 나무위키 천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