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까요? 아니면 정상적인 수순인지 궁금합니다.
고독사와 관련한 영상을 보다 공황발작을 한 번 겪은 적이 있습니다. 왜 그런 걸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궁금했어요...
죽음을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영상 속 현장이 너무 제 자취방과 비슷하고, 평범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무서웠어요.
이후 공황이 다시 오진 않았지만, 이 여파로 소화가 싹 멈춰버리는 바람에 위염으로 세달간 고생도 했습니다. 겁도 많아졌구요... 이때 수능이 한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라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근데 이 이후로 위랑 공포랑 연결된 건지 소화가 잘 안되면 이유 없이 불안해지거나 하는 증상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소화가 잘 안 되는 날이면 생각도 많아집니다. 가족들이랑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엄마아빠도 언젠가 죽겠지... 지금은 너무 행복한데. 그럼 난 어떡하지 그때도 행복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 내가 사실 위염이 아니라 위암이라 죽는 상상도 하고... 되게 구체적으로 합니다 장례식장에서 울고 있는 나라던가... 죽기 싫다고 우는 나라던가... 누구를 보면 저 사람도 언젠가는 죽겠구나, 싶고. 키우는 고양이가 나이가 슬슬 많아지는데 얘도 언젠간 늙어서 죽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혼자 있는 것도 좀 의식하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위염이 나으면서 이런 증상도 꽤 나아져서 정신과를 갈까말까 고민하다가도 안 가게 됩니다. 소화만 잘 되면 이런 생각 잘 안나거든요. 할일도 잘 하고 친구도 만나고 운동도 하고 명상도 하고 일상 잘 보내고 있습니다. 아프지만 않으면 우울감도 안 들고 행복합니다. 불안해하는 것도 막 손 덜덜 떨고 그러면서 불안한 게 아니라 그냥 기분만 좀 언짢아지고 마는 거라 표정 관리하면 주변 사람들은 다 모릅니다.
정신과를 가봐야 할까요? 저희 부모님도 너 정도면 정상이다, 하시고 불안도 테스트 같은 것도 정상입니다. 이게 성인이 되면서 겪게 되는 당연한 수순인지 궁금합니다.ㅠ
제가 어릴 때부터 감정에 되게 무딘 편이여서(정말 가벼운 자폐 수준으로...) 외로움, 불안 이런 걸 느껴본 적이 잘 없는데 이제와서 새로운 걸 경험하려니 좀 낯섭니다. 성인이 되면 겪는 수순일까요? 죽음에 대한 자각, 부모님 없이 자립해야 한다는 불안... 같은 것들요.
안녕하세요. 신성현 의사입니다.
질문자분의 증상이 병적인 상태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질문자분께서 설명한 증상들인 죽음에 대한 생각, 부모님 없이 자립해야 한다는 불안 등은 성인이 되면서 겪을 수 있는 일반적인 심리적 과정의 일부일 수 있지만, 이것이 일상생활에 부담을 주거나 불편함을 유발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것으로 사료됩니다.
만족스러운 답변이었나요?간단한 별점을 통해 의견을 알려주세요.안녕하세요. 서민석 의사입니다.
일상생활에 얼마나 불편함을 주는지가 중요할것 같은데요. 학교에 가기 어려울정도의 증상이라면 치료는 필요합니다. 소화불량 몇일 있는 것 정도는 소화제 드시면서 관리해보셔도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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