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증상들, 즉 다리에 소름이 돋는 느낌,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 근육이 간지러운 느낌, 발이 차갑고 종아리가 뭉치는 증상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신경 자극 문제입니다. CT상 심각한 디스크는 아니라고 하셨지만, 영상에서 보이지 않는 수준의 미세한 신경 자극이나 주변 근육·근막의 긴장이 신경을 간접적으로 압박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앉아 있을 때만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이 중요한데, 앉는 자세에서는 요추(허리뼈) 사이의 압력이 서 있을 때보다 훨씬 높아지고, 좌골신경(sciatic nerve)이 지나가는 이상근(piriformis muscle)이 눌리기도 쉽습니다.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이나 소름 같은 이상 감각은 신경이 자극받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한편,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도 감별해볼 필요가 있는데, 주로 저녁이나 밤에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과 함께 불쾌한 감각이 생기고 수면을 방해하는 특징이 있어 말씀하신 증상 일부와 겹칩니다.
두 번째는 근육 과긴장 및 혈액순환 문제입니다. 장시간 앉아 있으면 허벅지 뒤쪽 혈관과 신경이 눌리면서 종아리까지 혈류가 원활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발이 차가워지고 종아리가 뭉치는 느낌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근육이 과긴장 상태가 되면 근육 내 미세한 신경 말단을 자극해 간지럽거나 이상한 감각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의자 영향에 대해서도 물어보셨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의자가 너무 딱딱하거나 높이가 맞지 않아 허벅지 뒤쪽이 눌리면, 혈액순환 저하와 신경 자극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이상적인 앉는 자세는 무릎이 90도를 이루고 발바닥이 바닥에 완전히 닿으며, 허리가 등받이에 자연스럽게 지지되는 상태입니다. 의자 쿠션이 너무 딱딱하다면 메모리폼 방석을 사용하는 것도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현재 증상이 계속 변하고 있고 수면까지 방해받고 있다면, 신경과에서 신경전도 검사(nerve conduction study)와 근전도 검사(electromyography)를 통해 신경 손상 여부를 보다 정밀하게 평가받아 보시길 권장합니다. CT만으로는 놓칠 수 있는 부분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