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들을 종합해보면 단순한 청력 손실이 아닌, 좀 더 복합적인 청각 처리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씩 짚어드리겠습니다.
일반 청력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음에도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것이 청각 처리 장애(Auditory Processing Disorder, APD)입니다. 이는 달팽이관이나 고막 같은 말초 청각 기관은 정상이지만, 뇌에서 소리를 언어로 해석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 상태입니다. 소리 자체는 들리는데 무슨 말인지 분간이 어렵거나, 특히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영어 듣기에서 반복적으로 어려움을 겪으신 것도 이 맥락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여기에 특정 소리에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은 청각 과민증(hyperacusis)으로, 일반인에게는 무해한 소리가 극도로 크거나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상태입니다. 이명과 청각 과민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지 않으며, 내이(inner ear) 또는 청각 신경계의 흥분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태와 연관됩니다. 이 세 가지 증상, 즉 말소리 분별 어려움, 청각 과민증, 이명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받아보셔야 할 검사를 말씀드리면, 우선 어음 분별 검사(speech discrimination test)가 중요합니다. 기존에 받으신 순음 청력 검사(소리 크기와 음 높이 측정)와는 별개로, 실제 단어나 문장을 얼마나 정확히 구별해서 듣는지를 평가하는 검사입니다. 이게 정상인지 이상인지가 감별에 결정적입니다. 추가로 이음향방사(Otoacoustic Emission, OAE) 검사와 청성 뇌간 반응(Auditory Brainstem Response, ABR) 검사를 통해 달팽이관 기능과 청각 신경 경로를 단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료는 이비인후과, 그 중에서도 청각 전문 클리닉이나 대학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셔서 위에 말씀드린 증상들을 모두 함께 설명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잘 안 들린다"가 아니라 청각 과민증과 이명까지 동반됨을 반드시 함께 말씀해 주셔야 정확한 검사 계획이 세워집니다. 경우에 따라 신경과 협진이나 청각 재활 훈련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