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지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16세기 베네치아에서 거리의 오물을 피해다니기 위해 신었다는 초핀('쇼핀느’라고도 불림)입니다. 스페인 여자들이 신고 다녔다는 나무로 만든 통굽 신발이 하이힐의 원조라고 하는 의견도 있고 나막신이 원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화장실이란 게 따로 없던 시절이니, 밤새 용기에 받은 오물을 창 밖으로 내던지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던 때였기에 오물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었으니 이 경우를 대비해 휴대품으로 발명된 것이 파라솔이고, 하수, 도로 정비가 안되어 있어 오물이 길바닥으로 흘러 넘쳐 마른 땅과 진 땅을 가려 밟는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고안된 것이 바로 '초핀'이라는 거였습니다. 5-8cm가 보통이긴 하지만 40cm 이상 되는 굽들도 있었다고 하니 허세 좀 부린다는 귀족이나 왕족들은 심히 걷기가 불편하여 하녀들의 도움이나 지팡이를 짚어야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실용성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는 것이지만 키를 높여 소위 아랫것들 보다 거대하고 더 커 보이고 싶은 고위층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사치품이란 이야기지요. 거기에 여자들은 긴 치마를 입고 신발이 가려졌기 때문에 굽이 높은 하이힐은 남자들에게 인기가 더 많았습니다. 남자들이 주로 신는 신발이었고 후에도 여성들이 남성들 보다 유행이 다소 늦어졌다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