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 복부 청진은 엉덩이를 손으로 밀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표준 진찰은 누운 자세에서 시행하며, 앉은 상태에서도 말로 자세를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해당 행동이 교과서적이거나 필수적인 진찰 방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환자가 의자에 깊이 앉아 상체가 뒤로 젖어 있으면 복부 근육이 긴장되고 옷이나 의자에 의해 장음이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환자를 진찰자 쪽으로 당겨 복부를 이완시키고 청진기 밀착을 확보하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특히 외래 진료에서 순간적으로 판단하여 말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점은, 설령 의학적 의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엉덩이 부위 접촉은 환자가 충분히 불쾌함을 느낄 수 있는 영역이며, 사전 설명 없이 시행되었다면 부적절한 진료 태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필요한 경우에도 말로 먼저 안내하고, 불가피한 접촉이 있다면 최소 범위로 제한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심지어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환자가 이상하다고 느낀 감각은 충분히 타당하며, 앞으로는 즉시 불편함을 표현하거나 설명을 요구하셔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의료행위에서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과 환자의 체감 역시 중요하게 존중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