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까요?
생명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가 인간 유전자를 수정하는 것은 안전하고 윤리적인가요? 그리고 이 기술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원형석 과학전문가입니다.
윤리 문제가 충분히 예상되는 주제이나 그렇다고 연구를 중단할 문제는 아닙니다. 이미 뇌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옛날부터 해왔고 최대한 실제 뇌와 흡사한 상태에서 연구하고자 저희 연구팀도 여러가지 뇌세포를 섞어 배양하는것과 3D 젤 배양을 시도하는 등의 노력을 했던적이 있습니다. 보다 사실적인 모델을 구현해 뇌과학을 발전시키고자 부분적으로라도 장기를 만들어 내는건 확실히 유익한 연구고 오히려 불필요한 동물과 임상시험을 축소할 수 있어 윤리적 타당성도 충분합니다.
이제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면 아마 뇌를 생성하는 기술이 고도로 발전해 어느 순간 자아가 생기게 되는 우려와 인공적으로 뇌를 생성하여 어떤 인간에게 이식하거나 동물 혹은 무생물에게 이식하였을 때 인권, 인격, 개체의 개념을 어떻게 처리할지 문제일건데 이런 것들은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연구의 제한을 정하면 될 문제들이지 아예 관련 연구를 다 막아버릴 사안들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자아 생성의 위험이 있는 어떤 크기/부위/복합성 이상의 뇌 생성을 금한다거나 어떤 형식의 뇌 이식 실험을 금한다는 규칙을 면밀하고 명확하게 만들어 놓으면 됩니다. 물론 사전에 꼼꼼한 검토와 논의로 연구의 옳고 그름을 확실시 하였다 하더라도 일단 기술이 개발되면 금지된 실험을 강행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학 기술의 남용은 모든 분야에 항상 존재하는 위험이고 그래도 지금까진 다수의 선으로 예외적인 악을 제어해 왔습니다. 위험소지가 있다며 아예 관련된 모든 공적 연구와 교육을 금하고 감추기 보단 오히려 문제될만한 연구가 무엇인지 모두가 이해하고 서로를 철저히 감시할 수 있을 만큼의 관련 지식을 갖춰야 더 안전한 발전을 이룰겁니다. 실제로 현 과학계의 가장 큰 타부인 인간 유전자 조작도 모두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잘 이해하고 어떤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는지 끊임없이 되새긴 덕에 중국 과학자가 엉뚱한 비윤리적 실험을 했을 때 바로 감지해 철저한 응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과학의 발전이 불가피한 문명의 결과라면 그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할 방법은 더 성실한 조사, 연구, 교육입니다.
만족스러운 답변이었나요?간단한 별점을 통해 의견을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