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는데 어떻게 하면 편하게 죽을 수 있을까요?
저는 현재 23살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해외 대학에서 공부한다는 목적으로 준비를 해왔는데요. 직접 해당 국가에서 살아보기도 하고 입시 준비를 해왔으나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사실은 중학교 때까지는 전교권에 있다가 고등학교 입학 후 첫 시험에서 생전 처음 받은 낮은 점수 때문에 1차로 자신감이 깎였구요. 그래도 공부 자체에 대한 욕심이 있었기에 여러가지 공부법이나 합격 후기, 여러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부를 계속해왔었는데 그래도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떠오르지않아 공부를 좀 놨었습니다.
그 후, 이렇게 살다가는 뭐든 될 리가 없다는 생각으로 다시 책을 잡고 공부를 계속해서 중위권 정도를 유지했었습니다. 내가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지 대학교에 왜 가야하는지도 꼼꼼히 따져보면서 공부를 계속해왔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성적으로만 생각해서 공부를 수단으로 봐왔습니다. 한마디로 영혼 없는 공부였다는 거.
학교에서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해외 대학 입시에 관한 소식을 듣고 여러 조사를 해보고 처음으로 제게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 뒤로 쭉 해외 대학을 목표로 공부를 해왔습니다. 단, 여전히 공부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은 없는 채였고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모두 불합격이어서 저는 일단 군대를 먼저 가자고 생각해서 돈도 벌 겸 산업기능요원에 지원해서 복무를 했으나 일하면서 공부를 하는데 업무 스트레스와 공부 스트레스가 한번에 들이닥치면서 그대로 조울증 판정을 받고 정신병원에 입원, 복무 도중 면제를 받고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병원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저에게는 능력이 있는데 제가 그걸 활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때 든 생각은 '이 사람도 어차피 환자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돈 버는 사람이니까 최대한 긍정적으로 말을 하는 거다.' 이런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결국 정신병원이 답답해서 그냥 제 스스로 퇴원했습니다. 입원 기간 동안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좀 나아진 기분이 들어서 조울증이 나았나싶었습니다.
일단 그렇게 지금은 해외 대학 입시 전문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하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안감과 그로 인한 불면증(며칠 간 잠에 들지 못하고 들어도 새벽에 깹니다.)이 지금 2주째 반복되어 깨어있는 동안 공부라도 하자고 펜을 잡았는데 아무래도 한 달도 안 남은 시험은 역시 무리고 이대로 가다가는 예전 불합격 했을 때와 달라진 게 없다고 판단. 현재 저는 공부도 안하고 매일 컵라면만 먹으면서 외부와의 연락도 다 끊은 채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런 재능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연애는 개뿔(애초에 저에게는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없습니다.), 남들에게는 행복한 일도 저에게는 무미건조한 일들 뿐입니다. 그냥 온 세상이 홀로그램 같아요. 제가 살아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