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파도타기를 즐길만한 해변이 있나요?
스키나 스노보더들이 '설질(雪質)'에 따라 움직이듯 서퍼들은 파도의 질(質)에 따라 움직인다. 거품이 적고 파도가 깔끔하고 높게 이는 곳이 서핑하기 좋은 포인트. 우리나라는 사실 여름보다 가을·겨울에 파도타기 좋다.
서퍼들이 이구동성 꼽은 여름 서핑 성지(聖地)는 제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변(중문색달해수욕장)과 전남 고흥 남열해변(남열해돋이해수욕장)이다. 특히 제주 중문은 요즘 같은 성수기의 경우 새벽부터 바다에 입수해 파도 위에서 여명을 가르는 서퍼들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대부분 해수욕장 이용객들을 피해 새벽 4~5시부터 바다로 나온 '로컬 서퍼'들이다.
색달해변은 6월부터 시작해 10월까지 양질의 파도를 만날 수 있다. 해변 내 서핑할 수 있는 구역이 300~400m로 넓은 편에 속한다. 해저가 모래로 돼 있어 초보들이 이용하기 좋은 '비치 브레이크(beach break)'부터 수중 암초 덕분에 큰 파도를 탈 수 있는 '리프 브레이크(reef break)'까지 다양한 서핑 포인트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로컬 서퍼 소준의(35)씨가 남녀노소에게 추천한 서핑 포인트는 색달해변 중심에서 '하얏트리젠시 제주' 방향의 비치 브레이크다. 절벽을 낀 중문 지형 특성상 보드 이동이 쉽지 않아 '제주서핑스쿨'을 비롯해 중문 지역 서프숍들이 해변 가까이에 '출장소' 개념의 서프숍을 운영한다.
전남 고흥군 남열해변도 여름에 파도가 좋기로 소문났다. 남열해변의 유일한 서프숍인 '아이러브엔와이서프'의 김건진(36) 대표는 "체험 서핑을 위한 서핑 강습생들이 작년부터 부쩍 늘었다"고 했다. 이곳 남열해변 파도 성수기는 6월 중순부터다. 김 대표는 "남열해변은 1m 이내의 적당한 파도가 자주 올라와 서핑 강습을 받기에 좋은 포인트"라며 "중급자 이상 수준은 7월부터 9월까지 제대로 된 파도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