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터가 될려면 뭐부터 계획을 세워야할나요?
제 꿈이 애니메이터인데 그림이나 트레이싱 장비들은 충분히 갖춰져있긴한데 이런식으로 해나가는게 맞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애니메이터는 보통 얼마를 버는지, 애니메이더 성공률이 어느정도 인지 궁금한데 아는분들은 알려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유병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애니메이터를 꿈꾸신다고 하셨는데, 3D 애니메이터를 이야기하시는건지 2D애니메이터를 이야기하시는것인지 확실히 말씀을 안하셔서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가 좀 애매하네요.
2D와 3D 애니메이터는 가는 길이 다르기때문에 님이 3D애니메이터가 되려 하시는데 2D애니메이터 관련 이야기를 해봐야 의미가 없을것 같아서말이지요.
저는 2D애니메이터로 일을 했었고, 나중에 게임회사로 전직하여서는 게임캐릭터 디자인 및 기획을 맡아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게임회사에서 3D애니메이터들과 함께 일했었기에, 양쪽 다 어느정도 직간접으로 겪었다고 말씀드릴수 있는데요.
말씀드리기 앞서,
애니메이터를 꿈꾸시면서 돈을 얼마 버는가부터 관심이 가신다면, 냉정하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다른길 찾아보시는것을 감히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사실, 어느정도 대략적으로 설명드린 후, 열심히 하세요. 화이팅입니다. 이런식의 입에 발린 소리 해드리고 끝내드리는것이 편하긴 한데... 아직 애니메이션쪽에 간간히 발을 담그고 있다보니 그쪽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노파심에 글이 써지다보니 ...
일단 국내에서 2D애니메이터의 길은 그리 평탄한 길이 아닙니다. 국내 업계들은 대개 미국,일본,중국의 애니메이션 하청일을 맡아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메이저급의 업체가 받은일을 그 아래 작은 하청업체가 일을 쪼개받아 일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업계에선 급여체계가 '본인이 하는만큼' 버는것이 일반적입니다.
능력이 되는 사람은 그만큼 일도 많이 받고 그거 처리해내는 만큼 많이 벌기도 합니다만, 손 느리고 드로잉도 떨어지는 사람은 사무직아르바이트 하는것보다도 못버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많이 번다는건 그만큼 일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다는 소리입니다. 설마 워라벨 이런거 다 누리면서 애니메이터로 성공하고 싶다 생각하시는 우는 범치 마시기 바랍니다. 회사에 능력 인정받으며 돈도 잘버는 애니메이터가 주말엔 취미생활로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즐길것 즐기며 산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그건 적어도 이 대한민국내에서의 이야기는 아닐겁니다.
3D애니메이터의 경우는 고액의 보수를 받으며 일하실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좋은 자리가 쉽게 잘 나지도 않을뿐더러, 그 자리에 들어가려면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어렵습니다. 난다 긴다하던 사람들도 자괴감 느껴 얼마 못가 퇴사하는 경우도 적지않습니다.
근데, 왜 보수가 높을까요... 그만큼 현업은퇴가 빠른곳이기도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더 발전되고 새로운 애니메이션툴, 기능들이 나오며, 더 젊고 감각있는 후배들이 계속 밀고 올라오기때문에, 어지간한 사람은 40대가 되기전에 현업에서는 물러나 관리직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정말 인정하는 뛰어난 3D 애니메이터가 있었는데, 지금은 회사 그만두고 나와서 전혀 다른일 하고 있습니다. 회사도 그당시 거의 탑급인 회사 다니던 친구였는데 말이지요. 하는말이, 밑에 치고 올라오는 애들 눈치 보여서 못있겠다 그러더군요.
업계 들어가서 한 5년,10년 돈 못벌어도 좋으니 실력 키워나가는 나를 보며 즐겁게 버텨낼 수 있다. 이런정도 마음가짐과 우직한 적성이 안되신다면, 다시한번 냉정하고 심각하게 스스로를 돌아보시면서 앞길을 찾아보시는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암울하게만 이야기한것 같습니다만, 꼭 이길로 가보고 싶으시다면, 얼마를 벌 수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보다 얼마나 내가 많이 배우고 실력을 빠르게 키울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그쪽으로 노력하다보면, 소문나서 같이 일하자는 곳이 생기게 될겁니다. 업계가 생각보다 많이 좁고 소문도 빠르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