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보니, 부족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판다는 움직임을 최소화하도록 진화했습니다. 과학자들이 판다의 하루 에너지 지출량 ‘DEE(daily energy expenditure)’를 계산한 결과, 판다의 에너지 지출량은 5.2MJ로 나왔습니다. 실험 전 예상치인 13.8MJ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치였습니다. 5.2MJ은 움직임이 거의 없기로 유명한 세발가락나무늘보(three-toed sloth)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움직임을 최소화 한 겁니다. 판다는 또, 에너지 소비가 큰 뇌와 신장, 간과 같은 장기의 크기를 작게 하고 갑상선호르몬(thyroid hormone)의 분비량도 줄여 대사속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 생존의 핵심은 ‘약육강식’이 아닌 ‘적자생존’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저서 ‘종의 기원’에서 생물의 진화과정을 ’약육강식’이 아닌 ‘적자생존’이란 개념으로 설명했습니다. 즉, 살아남는 종은 ‘거대하고 강한 종’이 아닌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변화하는 종’이란 뜻에섭니다. 그런 점에서, 육식동물인 판다가 대나무만 먹는 채식동물로 바뀐 건 ‘적자생존’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변화의 소용돌이에 맞서 역경과 고통을 이겨내면, 삶을 바라보는 자세는 더 진중하고 성숙해집니다. 함부로 나대거나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겸손하고 또 조신해집니다. 판다가 외교 친선선물로 선택된 이유도 어쩌면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