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패턴, 즉 간수치(AST, ALT, ALP, GGT 등)는 정상이고 초음파도 이상 없는데 빌리루빈만 반복적으로 높게 나오는 경우,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것은 길버트 증후군(Gilbert syndrome)입니다.
길버트 증후군은 UGT1A1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간에서 간접(비결합) 빌리루빈을 처리하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약간 저하된 상태입니다. 유병률이 전체 인구의 3퍼센트에서 10퍼센트까지 보고될 정도로 드물지 않고, 간 자체의 손상이나 기능 이상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간수치는 정상으로 유지됩니다. 공복, 수면 부족, 스트레스, 감염 등이 있을 때 빌리루빈이 일시적으로 더 오르는 경향이 있으며, 황달처럼 보이거나 눈 흰자가 약간 노랗게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예후도 양호합니다.
현재 복용 중인 약물 중 넥스파정(이토프리드 계열)이나 모티리톤 등은 빌리루빈 수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일부 약물이 간에서의 빌리루빈 대사 경로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어 처방 의사와 공유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추가 검사 필요성에 대해서는, 직접(결합) 빌리루빈과 간접(비결합) 빌리루빈을 구분한 분획 검사를 아직 해보지 않으셨다면 한 번 확인해보시는 것을 권드립니다. 길버트 증후군은 간접 빌리루빈이 주로 상승하는 반면, 직접 빌리루빈이 높다면 담도계 문제나 다른 원인을 추가로 감별해야 합니다. 분획 결과가 간접 빌리루빈 우세이고 나머지가 모두 정상이라면, 이후 추가 검사보다는 정기적인 확인 정도로 충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