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북공정을 비롯한 역사공정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국은 동북공정이외에도 여러가지 역사공정을 시행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는 언제부터 시작이 된 역사왜곡정책의 일환인가요?
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동북공정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줄임말로, 중국 동북 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에서 일어난 과거 역사와 그로 인해 파생되어 나온 현대사와 미래사가 주요 연구 대상이다.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중국사회과학원과 랴오닝(遼寧)·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 3성이 연합해 추진한 국책 사업으로, 2002년 2월부터 시작되었다.
중국 공산당은 1982년 12월 제5차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 당시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을 채택하면서 역사공정의 포문을 열었고 이후 ▷티베트를 자국 역사로 편입하기 위한 '서남공정'(1986년) ▷네이멍구(內蒙古)의 영토분쟁을 막기 위한 '몽골공정'(1995년)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 지역의 독립을 막기 위한 '서북공정'(2002년)을 추진하면서, 이들 지역의 독립국가로서의 역사를 말소하고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왜곡하며 중국 역사에 편입시켰다. 그리고 2002년부터는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현상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동북공정(東北工程)'이다.
동북공정의 구체적 연구 과제는 ▷고대중국 강역이론 연구 ▷동북 지방사 연구 ▷동북 민족사 연구 ▷고조선 고구려 발해사 연구 ▷중-조(中-朝) 관계사 연구 ▷반도 정세 변화 및 그에 따른 중국 동북변강 안정에 대한 영향 연구 등이다. 실질적 연구 목적은 향후 한반도에서 예상되는 정세 변화가 중국 동북 지역에 미칠 정치적·사회적 영향과 충격을 차단해 동북 지역을 안정화시키고, 동북아 국제질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함으로 파악된다. 이를 위해 중국은 국가주의 역사관, 특히 각 민족의 단결을 강조하는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을 동북 지역에 적용하여 중국의 역사적 정체성을 완결하려고 한다. 동시에 조선족이 중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가져 동요하거나 이탈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특히 동북공정은 고조선·고구려·발해 등은 고대 중국의 동북지방에 속한 지방정권인데, 북한과 한국의 학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왜곡하고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전제 아래 연구가 진행됐다. 이에 중국은 ‘고조선사·부여사·고구려사·발해사 = 중국사’ 라는 논리를 일반화하여 ‘만주는 한민족의 고토(故土) = 고조선사·부여사·고구려사·발해사 = 한국사’라는 한국의 역사인식을 부정하는 등 한반도와 중국 동북 지역 사이의 역사적 관련성을 부정했다. 예컨대 동북공정에서 제기하는 고구려 인식에 따르면 '고구려 정권은 서한(前漢) 현도군 고구려현 경내의 변강민족이 수립한 소수민족 정권'으로 중화민족의 역사 범주에 속한다. 즉, 고구려 정권은 ‘남하한 일부 부여족 일파와 서한 고구려현 경내의 기타 민족에 의해 공동 수립’되었다고 하여 정권 수립 주체가 한민족(韓民族)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또 고구려 민족의 원류 역시 ‘모두 서한 시기 동북변강지구에서 활동한 민족’이라고 해 한민족과는 무관한 중국 변강민족임을 강변한다. 여기에 고구려가 평양으로 천도한 뒤에도 한사군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지속적으로 역대 중국 중앙왕조와 신속(臣屬)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하고 있다. 더욱이 고구려 정권이 ‘초기에 서한의 직접적인 관할하에 있었고’ 고구려의 활동지역이 ‘중국 역대 왕조의 통치지구’였다며, 당나라의 고구려 공격을 타 민족 사이의 정복전쟁이 아닌 중화민족 내부에서의 ‘통일’로 파악한다
이와 같은 동북공정 연구가 알려지면서 우리 정부와 학계는 지속적인 항의를 전개했으나, 중국 정부는 학계 일부의 학문적 논의에 불과하며 국가 정책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우리 정부는 중국의 역사왜곡에 체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04년 3월 교육부 산하의 고구려연구재단을 발족하였고, 2006년 9월에는 동북아역사재단을 출범시키며 이를 흡수 통합하게 된다. 동북아역사재단은 동북아시아의 역사문제 및 독도 관련 사항에 대한 장기적·종합적인 연구·분석과 체계적·전략적 정책개발을 수행함으로써, 바른
역사를 정립하고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및 번영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그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9월과 10월 당시 원자바오 총리와 후진타오 국가주석에게 동북공정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고, 중국은 2007년 동북공정 중단 방침을 밝혔다. 노 전 대통령과 원자바오 총리는 그해 4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동북공정을 비롯한 한·중 간 고대사 문제가 한·중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하는 합의도 이뤘다. 하지만 이는 외견상 중단에 그쳤을 뿐, 중국은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역사왜곡 작업을 벌이면서 사실상 동북공정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출처 : 시사상식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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