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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위서(僞書)의 혐의를 벗지 못하고 있지만, [화랑세기]에는 선덕여왕이 두 사람과 세 번 결혼했다고 적혀 있다. 두 사람이란 용수(龍樹)와 용춘(龍春) 형제이다. 이들은 모두 25대 진지왕의 아들인데, 아버지가 죽고 사촌인 진평왕이 26대 왕으로 즉위한 뒤, 형인 용수는 진평의 딸 천명 공주와 일찌감치 결혼하였고, 용춘은 진평의 후계로 거의 결정된 다음의 선덕(덕만) 공주와 결혼하였다. 사실 용수를 사위로 맞을 때 진평은 그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했었다. 그러나 선덕이 자라면서 ‘용봉(龍鳳)의 자태와 천일(天日)의 위의를 지녀’ 천명에게 용수가 왕에 오르는 것을 양보하라 명령하였던 것이다.
용춘과 선덕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다. 그래서 용춘은 스스로 물러났다. 이때 진평왕은 용수에게 선덕을 모시라고 하였다. 이미 천명과 결혼했는데도 말이다. 선덕의 두 번째 결혼이다. 그러나 용수와의 사이에도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이 사이에 용수는 죽으면서 첫 부인 곧 천명 공주와 아들을 용춘에게 부탁한다. 이 아들이 바로 김춘추이다. 선덕은 왕으로 즉위하자 다시 용춘을 남편으로 맞아들인다. 도합 세 번째, 같은 사람과는 두 번째 결혼이다. 그런데도 아이가 없어 용춘은 다시 한 번 스스로 물러났는데, 그 뒤 선덕이 다시 결혼을 했는지는 [화랑세기]에도 기록이 없다. 비록 용봉과 천일 같은 여자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여왕이 되었지만, 평범한 결혼 생활은 못했던 것 같다.
[네이버 지식백과] 선덕여왕 [善德女王] - 신라 최초의 여왕, 삼국 통일의 기반을 다지다 (인물한국사, 고운기, 장선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