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
석굴암의 비밀은 바닥 밑을 흐르는 지하수에 있다. 지하수는 바닥의 온도를 벽면의 온도보다 낮게 유지하게 만들어 불상 표면의 결로현상을 막았다.
또 석굴암 주실에 상층부에 위치한 10개의 감실과 감실을 받치고 있는 돌 사이에는 작은 틈이 존재해 공기를 순환시킨다. 출입구의 아치형 천장 위 광창은 햇빛을 잘 받게 하고 원활한 통풍이 이루게 했다. 석굴암 천년의 비밀은 이 같은 자연 과학 원리들에 의해 유지됐다.
경주 신라역사과학관에 전시된 석굴암 지하수 관련 자료
▲ 경주 신라역사과학관에 전시된 석굴암 지하수 관련 자료
하지만 일제 시대부터 시멘트를 이용한 두 번의 보수공사 과정에서 서리와 이끼가 끼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재는 기계에 의해 냉방과 온방, 습도조절을 하기에 이르렀다. 현재는 석굴암 불당에서 유리 너머로 본존불을 구경할 수 있다.
1960년대 유네스코와 함께 석굴암의 원리를 밝혀낸 이태녕 서울대 명예교수는 "20세기 들어 일제가 1913년 콘크리트를 사용해 석굴암의 외벽을 시멘트로 싼 이후부터 석굴암의 비극은 시작됐다"며 "섣부른 지식을 가지고 복원사업을 하려 했다는 사실 자체가 현대인이 범한 큰 잘못"이라고 아쉬워했다.
1988년 10월 경주 민속공예촌에 개관한 신라역사과학관은 '석굴암의 신비, 그 실체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석굴암 5분의 1 모형부터 제작과정, 과학적 원리 등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