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경렬 과학전문가입니다.
등꼴이 오싹한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 몸에는 온도 감각을 느끼는 감각기가 두 곳 있읍니다.하나는 피부에, 다른 하나는 뇌의 시상하부에 있읍니다.피부 감각기는 피부 온도를 측정하고, 뇌에서는 체내의 중심 온도를 감지한 뒤 두 온도의 차이를 시상하부가 판단해 체온을 조절합니다.
외부 온도가 높아져 체온이 오르면 시상하부는 호흡을 가쁘게 해 체내에서 뜨거워진 공기를 내뱉고, 외부의 찬 공기를 들이마십니다.모세혈관을 확장시키고 땀을 증발시켜 온도를 낮춥니다.반대로 외부 온도가 낮아 체온이 낮아질 경우 근육을 떨게 해 열을 내고, 땀구멍을 닫으며, 혈액도 신체의 표면보다는 아래쪽 혈관을 통해 흐르도록 합니다.피부에서의 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것입니다.추울 때 몸이 으스스 떨리는 것도 체온을 올리기 위해 근육이 떨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공포 때 느끼는 신체적 반응은 추위를 탈 때 나타나는 그것과 유사합니다.차가운 것이 피부에 닿으면 뇌의 시상하부는 차갑다는 것을 인지하고 피부 근처의 혈관을 닫은 뒤 근육을 수축시킵니다.때문에 으스스한 느낌이 들면서 피부에 소름이 돋는 것입니다.공포로 돋는 소름과 추울 때 돋는 닭살, 그리고 무서워 으스스한 것이나 추워 떠는 것 모두 같은 이치입니다.
다만 공포를 느꼈을 때의 반응은 추위를 감지한 시상하부의 작용이 아니라 뇌의 명령 없이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는 자율신경계의 작용이라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공포심을 유발해 더위를 피해 보려는 생각은 변변한 냉방시설이 없던 시절에 생각해낸 고도의 피서법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