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제색도는 그림만 봐도 생생함이 느껴지는데, 어떤 점 때문에 그렇게 보여지는 것일까요?
겸재 정선이 그린 수묵화는 인왕제색도는 국보로 지정된 산수화인데요.
그림만 봐도 생생함이 느껴지는데, 어떤 점 때문에 그렇게 보여지는 것일까요?
안녕하세요. 최은서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이름 그대로 한여름 소나기가 스치고 지나간 인왕산의 봉우리를 그린 그림으로 실제 인왕산의 봉우리는 검은색이 아니라 흰색인데 정선은 그것을 검게 그렸습니다. 이유는 비가 온 후 봉우리가 젖어 검은색으로 변하기 때문인데 이것이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는 진경산수화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검게 칠한 바위에서 남성적인 웅장함이 느껴지며 이는 그림의 구성에서도 드러나는데 상단 봉우리 일부분은 잘려져있고 좌우 아래는 생략되어있습니다. 이는 그림을 보는 사람이 봉우리 가까이 다가선 것 같은 느낌을 주며 정선은 인왕산이 주는 압도적인 중량감을 표현하기 위해 파격적인 구도로 봉우리를 배치했습니다.
만족스러운 답변이었나요?간단한 별점을 통해 의견을 알려주세요.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인왕제색도>는 정선이 황혼에 접어든 일흔 여섯의 나이에 완성한 역작 중의 역작이다.
이름부터 살펴보자면, ‘인왕’은 삼청동 뒤편에 자리잡은 인왕산을 말하는 것이고, ‘제색’은 비가 온 후 막 갠 풍광을 일컫는 말이다. <인왕제색도>는 이름 그대로 한여름 소나기가 스치고 지나간 인왕산의 봉우리를 그린 그림이다.
그런데 그림을 보다보면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인왕산의 봉우리는 검은색이 아니라 흰색인데, 정선은 그것을 검게 그렸다. 비가 온 후에는 봉우리가 젖어 검은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는 진경산수화의 특징 중 하나이다.
검게 칠한 바위에서는 남성적인 웅장함이 느껴진다. 이는 그림의 구성에서도 드러나는데, <인왕제색도>의 상단 봉우리 일부분은 잘려있고, 좌우 아래는 생략되어 있다. 일반적인 그림에서 볼 수 없는 구성이다. 이는 그림을 보는 사람이 봉우리 가까이 다가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정선은 인왕산이 주는 압도적인 중량감을 표현하기 위해 파격적인 구도로 봉우리를 배치한 것이다.
<인왕제색도>는 1751년에 그려졌다. 그리고 사천 이병연은 1751년 5월 29일에 숨을 거두었다. 당시 <승정원일기>의 기록에 따르면 이병연이 사망하기 사흘 전까지 서울에는 장맛비가 내리고 있었다. 정선이 <인왕제색도>를 그 무렵에 그린 것으로 추측해보면, 정선은 이병연이 숨을 거두기 며칠 전까지 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비가 내린 후의 인왕산은 햇빛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푸른 먹빛에는 희망이 담겨있으며, 두 사람의 추억이 담긴 옛 집의 풍경은 고즈넉하기만 하다. 허나 이병연은 정선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숨을 거두고 만다.
두 남자의 우정은 ‘좌사천우겸재’라는 말과 함께 정선의 역작, <인왕제색도>로 새로이 태어났다. 영원이 된 우정이 그림 속에 남아있는 것이다.
출처 : KBS 천상의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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