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이야기지만, 치핵이 있는 상태에서 관장을 시행하면 항문 점막 자극과 압력 증가로 출혈이 일시적으로 많아질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선홍색 출혈과 혈괴 형태는 치핵 출혈 양상과 일치하며, 특히 관장 이후 발생했다면 자극에 의한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휴지가 상당히 젖고 혈괴가 보일 정도면 단순 경미한 출혈로 보기는 어렵고, 일시적이라도 활동성 출혈로 판단합니다.
수술 여부는 출혈의 반복성과 지속성으로 결정합니다. 한 번의 자극 이후 생긴 출혈만으로 바로 수술 적응증이 되지는 않으며, 대부분은 좌욕, 배변 조절, 약물치료로 호전됩니다. 현재는 관장 중단, 배변 시 힘주기 최소화, 하루 2회에서 3회 온수 좌욕, 수분과 식이섬유 섭취 증가가 기본 관리입니다.
다만 출혈이 하루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증가하는 경우, 변과 관계없이 계속 피가 흐르는 경우, 혈괴가 반복되는 경우, 어지럼이나 기운 저하가 동반되면 즉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항문경 검사로 출혈 부위를 확인하고 필요 시 비수술적 처치부터 고려하게 되며, 반복 출혈이나 빈혈이 동반될 때 수술을 검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