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매스컴에서 의대정원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논쟁이 무엇인가요?
어떤이들은 의사들 밥그릇 싸움이라고, 또다른이들은 의료질의 문제라고들하늘데 지방에 가보면 진짜 안과나 치과하나 없어서 몇시간을 걸려서 병원을 찾아다녀요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남희성 의사입니다.
저는 지방의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있는 전문의입니다.
많은분들이 이야기하시는 밥그릇의 문제 물론 전혀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의료로 소비되는 총비용은 정해져있으니 의사수가 늘어나면 당연히 의사 1인이 가져가는 돈은 줄어드는게 맞겠죠. 하지만 세상 어느 직군이라도 갑자기 이런 일이 발생하면 불만을 가지지 않을 사람이 없을겁니다. 편의점을 운영하고있고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 동네에 10개 있었는데 갑자기 16개로 늘린다. 이게 시장 논리로 늘어나는게 아니고 갑자기 정부에서 늘린다 했을 때 불만이 생기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그러면 이렇게 의사수를 늘려야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원인을 짚어보면 소아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외과, 내과같은 필수의료를 진료하는 의사가 적기 때문일겁니다. 이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전체 의사수가 적기 때문에 그런게 절대로 아닙니다.
먼저 절대적인 의사수로 자꾸 외국과 비교를 하시는데 정확한 수치를 비교하는건 아니지만 쉽게 예를 들자면 외국은 하루에 5명을 보고 우리는 50명을 봐도 우리나라 의사가 벌 수 잇는 돈이 더 적게 수가가 책정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 환자 1명을 보고 받는 돈이 우리나라에서 10명 봤을때 나라에서 책정한 수가로 받는 돈보다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환자를 30분씩 볼 수 있지만 우리는 5분밖에 못보는겁니다. 의사 1명이 보는 환자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절대적인 의사수가 적음에도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기에 훨씬 편한 시스템으로 만들어져있는 상태인데 외국 의사수와 같은 시스템으로 만들겠다? 그러면 수가를 외국과 같은 기준으로 책정해서 바꿔야 말이 맞는거죠. 수가는 그대로 두고 숫자만 늘려버리면 우리나라 의료는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필수 의료분야에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건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건 의사수가 부족해서 그런게 아니고 의사들이 필수 의료분야에서 일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게 하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보면 소아과 전문의임에도 소아과 진료를 보지 않고 미용을 하거나 성인 통증진료를 보시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은 소아과 진료를 했을 때 수입이 너무 적고 진료중에 발생하는 문제로 소송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같은 경우는 급여 진료의 경우 수가를 정해놓았기 때문에 1명을 보고 받을 수 있는 진료비는 전국 공통으로 정해져있고 환자 숫자를 많이 보는게 아니면 하루에 버는 돈을 높일수가 없습니다. 5분 진료라고 불만이 많으시겠지만 소아과는 그렇게 5분 진료로 하루종일 봐도 그 금액이 다른과에 비해서 적다는 의미입니다. 수가가 너무 짜게 책정되어 있으니까요. 소송의 경우에 돌팔이라서 소송에 휘말리는게 아니고 의사에게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진료중에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 의사가 보상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심폐소생술중에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분만중에 아이에게 장애가 남거나 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의료행위를 하다보면 아무리 주의를 기울이더라도 피할 수 없는 일들이 분명히 있는데 이 경우마저도 소송에서 패소하고 배상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 문제들이 필수의료영역에서 주로 발생을 하구요. 최근에 나오는 판결들을 찾아보시면 아실 수 있을겁니다. 이러 이유로 이미 필수의료분야 전문의를 딴 사람조차 포기하는 마당에 과를 선택해야하는 기로에 서있는 의대 졸업생들이 이런 필수의료과를 선택하고 싶을까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필수의료를 하고싶게끔 만들어줘야합니다. 수가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건 해결하지 않고 의사수만 늘리면 비필수의료 영역의 의사들 수가 많아져서 그들의 대우가 낮아지다보니 결국은 필수의료와 비슷해져서 필수의료로 갈거다라고 생각하는건 너무나 충격적인 방법입니다.
사람들은 서울에 살고싶어합니다. 그 이유는 서울이 직장도 많고 문화생활여건도 좋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지방에 사람이 살게해야한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서울에 있는 좋은 직장을 없애고 문화생활여건을 없애야한다는게 지금 의사수를 늘리겠다는 방법이라는 의미입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수가를 높여서 필수의료영역의 대우를 높여줘야한다는 의미는 지방에도 서울만큼의 좋은 직장과 문화생활여건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먼저 원해서 지방에 살고싶은 마음이 생기기 만들어야한다는 의미이구요. 억지로 일을 하게 만드는게 아니라 그 일을 하고싶게 만들어야하는게 아닐까요? 지방의 의사가 없어서 진료에 불편을 겪으시는건 너무 마음이 아프지만 이건 대한민국 전체적인 흐름이지 의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젊은 사람들이 아기를 키울 수 있고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지방에 만들어줘야 거기서 일할 생각이 들텐데 그 여건이 되지 않는데 억지로 의사를 그 자리에서 일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이건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똑같은 원리로 요즘 공대를 가지않고 의대를 오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대우가 의대를 갔을때 더 좋기 때문이겠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공대를 나온 사람들의 대우가 좋아지는겁니다. 의대를 나온 사람들이 대우를 낮춰서 공대와 같게 만드는게 해결방법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필수의료인력에 대한 대우가 좋아지면 지금 미용을 하고있고 통증진료를 보고있던 필수인력들이 먼저 필수의료분야로 돌아갈겁니다.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는데 왜 모든 의사가 피해를 봐야하고 정말 양질의 의사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걱정되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는 방법으로 해결을 해야하는걸까요? 이로 인해서 공대로 가야할 사람들이 의료분야로 오게되면서 벌어지는 피해들도 걱정이 됩니다. 당장 내년 입시에 아마도 지금 공대에 입학해있는 학생들부터 다 재수를 할겁니다. 작년에는 의대에 들어가지 못했을 성적인데 올해는 들어갈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을테니까요.
저희가 손해를 보더라도 정말 필요한 일이라면 저희도 할 말이 없을겁니다. 그런데 모든 국민의 측면에서 봐서도 필수의료를 해결하는 방안이 아닌데 저희가 손해만 본다고 하니 반대를 할 수 밖에 없는겁니다.
한명의 의료인으로써 환자분들에게 정말 피해를 드리고싶지 않은 마음입니다. 저는 진료를 할때 정말 한명한명에게 진심을 다해서 진료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파업을 하게되면 많은 분들이 불편을 겪으실걸 너무나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파업을 격렬하게 동의하게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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