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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듯한숲제비109
깍듯한숲제비10923.06.04

용비어천가의 내용과 문학사적 또는 국문학적의 의의가 궁금합니다.

용비어천가 내용 중에서 왜 세종 때 선조인 목조에서 태종까지 이르는 여섯대 행적을 노래 했는지가 의문입니다. 그리고 결국 용비어천가는 제 생각으로는 고려왕조가 무너지고 조선 왕조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서 즉 백성들의 감정을 다스리고자 지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용비어천가의 내용과 문학사적 또는 국문학적의 의의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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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퇴한 사용자
    탈퇴한 사용자23.06.04

    안녕하세요. 임지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조선 초기 세종 27년(1445) 편찬되어 세종 29년(1447)에 발간된 악장·서사시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1]을 창제한 뒤 훈민정음을 시험하기 위해 권제와 정인지, 안지 등에게 맡겨 펴낸 책이다. 따라서 훈민정음으로 쓰인 현존하는 최초의 책[2]이자, 한글 반포 이전에 지은 유일한 한국어 작품. 제목은 '용(임금)이 날아올라 하늘을 다스린다.'는 뜻이다. 조선 왕조 건국의 정당성을 선전하고 찬양하는 내용인데, 한국어 가사 - 한문 번역가사 - 한문 주석으로 구성된다.

    훈민정음과 함께 교과서에 실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용비어천가 정도는 본 일이 있다. 문제는 그게 용비어천가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용비어천가 2장은 1만 원권 지폐 도안에도 사용되었는데 앞면의 일월오봉도 위에 있다.

    노래 가사로 창작되었으니만큼 실제로 '봉래의'라는 이름으로 곡과 안무를 더해서 궁중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한문 가사와 중세 한국어 가사를 함께 부르는데, 이 중 '치화평'이 중세 한국어 가사로 부르는 부분에 해당한다.

    1447년에 발간한 초간 초쇄본은 현재까지 권1, 2의 1책만 남아있다.

    이후 16세기에 초간본을 찍은 목판으로 다시 찍은 판본이 전하나 이 초간 후쇄본은 불에 타 가장자리가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다. 자획과 방점이 마멸되고 노랫말 장 차례가 임의로 변개된 부분이 있긴 하나, 10권 5책이 온전하여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 뒤 초간본의 판식을 따러 여러 번 중간본이 나왔다. 제1차 중간본은 광해군 4년(1612)에 초간본을 판하로 복각한 것이고, 제2차 중간본은 효종 10년(1659)에 새로운 판하를 써서 중간한 것이며, 제3차 중간본은 영조 41년(1765)에 제2차 중간본의 책판 중에서 훼손된 것만을 보각하여 간행한 것이다.

    이 밖에도 초간본의 판식과는 다르나 세종실록에 실린 실록본과 용비어천가에 수록된 한시와 그 한시를 국역한 용비어천가 약본이 남아 있다.

    뿌리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은 교과서 및 여러 매체에 자주 나오는데, 용비어천가의 노래 중 유일하게 비유와 상징 등 문학적 구성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그저 사실을 열거한 것이라고 할 만큼 투박하다.

    각 장은 대체로 중국의 고사가 나오고, 그 고사와 비슷한 세종 선조들의 일화가 나온다. 그래서 중국의 고사 중에서 오랑캐를 피해 기산으로 올라간 고공단보, 주나라를 세운 주무왕, 소열제(유비), 당태종, 송태조, 남송을 멸망시킨 몽골재상 백안(바린 바얀) 등 슈퍼스타들이 등장하고, 이들의 행적에 비교되는 세종 조상들의 고사를 나란히 배치했다.

    건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역사가 짧은[10] 조선왕조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내용. 첫장에 해동육룡이란 목조(穆祖), 익조(翼祖), 도조(度祖), 환조(桓祖), 태조(太祖), 태종(太宗)이다.[11] 세종대왕의 6대조 할아버지까지 찬양하는 글. 한글이 얼마나 한국어를 잘 표현할 수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용비어천가에서 조선왕조를 찬양하는 내용을 빌려 써보았다.

    그리고 정종은 빠졌다. 이 시기는 정종이 묘호는 못 받고 오직 '공정왕'이란 시호만을 받고 제대로된 왕 대우는 못 받던 때라 그렇다. 거기에 세종의 6대조다 보니 세종의 직계 조상이 아닌 정종은 빠질 수밖에 없었다.[12]

    덤으로 2장만이 순우리말로 된 하나뿐인 장이란 자습서도 꽤 있는데, 67장, 68장도 순우리말로 된 장이다. 이 가운데 67장은 1장, 2장, 4장, 48장, 결사인 125장과 함께 특히 많이 언급되는 데다 그 내용도 바이얀의 남송 정벌 당시 일화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다룬 장이라서 정도전이 지은 제례악인 정동방곡과도 연결되어서 그 중요도가 높다. 이를 모름은 용비어천가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오늘날 한국 정치권에서는 정권 찬양물을 빗대어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방송이나 신문에서 지나치게 정권을 옹호하는 홍보물이 나타나면 "또 용비어천가 쓴다.", 혹은 ''x비어천가(x는 해당 인물의 성씨)"[18] 하면서 까는 게 보편화되었다. 전제군주제인 조선 때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민주주의 국가인 오늘날 한국에서 무언가를 용비어천가와 비교한다면 '민주주의 사회를 역행한 전제 군주정에서나 볼 수 있는 무언가'라는 뜻도 내포한다.

    하지만 용비어천가는 군주가 갖추어야 할 덕목도 말하고 있다. 이를테면 125조에는 경천근민(敬天勤民)[19]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제왕들과 태조 이성계를 비교하는 노래 2줄로 구성된 용비어천가는 110장~125장에서 결국 패왕적 위업을 달성하든 유교적 업적을 달성하든 본 목적이 무엇이었냐는 것을 묻고, 경천애민을 잊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20]끝나는데, 성경의 전도서와 매우 흡사한 면이 있다. "우리 조상님들이 이렇게 고생고생하시면서 집안을 보존하고 일으키셨으므로 오늘날의 왕업이 있게 되었으니 후세 왕들은 부디 선왕이 창업하실 때의 초심을 잊지 말아달라"는 당부에 가깝다.

    여느 조선에서 착안된 비유적 표현이나[21] 밈들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점을 보았을 때 정권 찬양물을 용비어천가에 빗대는 것은 용비어천가에 대한 실례일 수도 있다. 물론 용비어천가가 기본적으로 조선 왕조에 대한 찬양이 들어간 건 사실이니 딱히 할 말은 없겠지만, 적어도 친정부 언론의 숱한 정권 찬양 기사들에 비하면야 점잖은 편에 속한다.

    훈민정음이 창제 및 반포된 후 간행된 문헌이다 보니 한국어학뿐만 아니라 언어학적으로 매우 중요도가 높다. 중세 몽골어는 물론 여진어로 된 각종 인명과 고유명사가 한자 가차표기와 함께 당대의 발음으로 주석에 적혀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 찾아온 사람을 뜻하는 '손'의 한글 문헌상 첫 용례가 이 문헌에 등장한다. 다만 범위를 넓히자면 더 이른 시기인 1103년에 집필된 계림유사라는 여행기에서 '客曰孫(손님은 손이라고 한다.)'라는 문구가 등장하여 용비어천가가 최초라고 볼 수는 없다.

    영어로는 보통 Yongbieocheonga[22]라고 쓰며, Song of Dragons Flying in Heaven라고 번역된다. 제임스 호이트(James Hoyt)의 뿌리깊은 나무 번역은 "A tree with deep roots, Because the wind sways it not, Blossoms Abundantly And bears fruit. The water from a deep spring, Because a drought dries it not, Becomes a stream And flows to the sea."라고 한다. 2008년 경 삼성이 만든 영국의 한국 갤러리에 있는 용비어천가 현판 기준으로는 Songs of Dragons라고 번역했다. 또한 해당 현판에서는 내용 중 일부를 "The deep-rooted tree Is not swayed by the wind... The deep-sprung well Is not dried by drought..."라고 번역되었다.

    사극 뿌리 깊은 나무와 육룡이 나르샤의 제목이 이를 인용한 것이다. 각각 세종 치세와 여말선초가 배경인데 다음 구절인 샘이 깊은 물 역시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만들 예정이었으나 계획만 나온채 몇년째 소식이 없는 상황.

    한때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은어에서 동의보감을 이용해 나온 "동의? 어 보감"을 응용하여 "용비? 어 천가"로 쓰였지만 이후 사장되었다.

    출처: 나무위키 용비어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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