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빛이 있는 상태에서 수면을 취하면 수면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밝기와 파장, 노출 정도에 따라 영향의 크기는 달라집니다.
병태생리 측면에서 보면, 수면은 빛에 매우 민감한 생체리듬에 의해 조절됩니다. 눈으로 들어온 빛은 시신경을 통해 시교차상핵으로 전달되고, 이는 송과선에서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멜라토닌은 수면 유도와 유지에 핵심적인 호르몬이기 때문에, 야간에 빛에 노출되면 분비가 감소하고 수면 개시 지연 및 깊은 수면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임상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보고됩니다. 첫째, 수면 잠복기 증가, 즉 잠드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둘째, 깊은 수면 단계(특히 서파수면)가 감소하여 수면의 회복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야간 각성 증가로 중간에 깨는 횟수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청색광 성분이 많은 빛일수록 멜라토닌 억제 효과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모든 빛이 동일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어두운 수준의 간접 조명이나 주황색 계열의 낮은 조도 수면등은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약 5럭스 이하의 매우 약한 빛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면 방해를 거의 유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스마트폰, 형광등, LED 조명처럼 밝고 청색광이 많은 환경은 수면 질 저하와 명확히 연관됩니다.
정리하면, 가능하면 완전한 암실 환경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그러나 불안감이나 꿈 문제로 인해 수면등이 필요하다면 완전히 끄는 것이 어려운 경우도 있으므로, 밝기를 최소화하고 직접 눈에 들어오지 않도록 간접 조명 형태로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특히 따뜻한 색(주황색, 적색 계열) 조명이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줍니다.
참고로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및 여러 수면의학 리뷰에서도 “야간 광 노출 최소화”를 기본 수면위생 원칙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