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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콩
이땅콩22.07.25

저의 앞으로의 직업을 어떻게 정해야 할까요

제가 예술쪽에 관심이 어렸을때부터 많았는데 지금 중3인 저에게 고등학교를 정해야 할 날이 얼마 안남았어요.. 제가 공부도 잘 못하고 손재주만 좀 있고 손재주도 어떻게 키워나가야할지 모르겠어요.. 요즘 방학이라서 하루하루 고민중입니다 혹시 예술쪽으로 직업을 가지시거나 지금 현재에 미술이나 디자인쪽으로 가고계신분들 제가 인문계를 가서 공부 하고 대학 나와서 취미로만 가지는게 좋을까요 아니면 지금 흥미를 가지는중인 예술쪽으로 직업을 가지는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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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유병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자신이 가야할 길을 생각해본다는것은 빠를수록 좋은일입니다.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일을 해라"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해라"

    틀린말이라 볼순 없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해서 성공하는 사람이 솔직히 그리 많지않습니다. 꿈을 실어주는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이건 냉정할땐 냉정하게 생각해봐야할 문제입니다.

    디자인이나 예술쪽에 흥미가 가신다 하셨는데,

    솔직히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디자이너, 예술가로 살아가기엔 아직 사람들의 인식구조는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쉽지않은 길이 될겁니다.

    쉽다 쉽지않다는 재정적 문제가 되겠지요.

    열심히 수년동안 갈고 닦으며 키운 스킬을 사람들은 너무 값싸게 생각하는게 우리나라 현실입니다. 맛집으로 유명한 음식점에서 돈십만원 쓰는거 당연하다 생각하면서 디자인 비용 내는것에 대해선 그리도 아까워하는 사고습관들이 아직 지배적인 이 나라에선, 디자인쪽 직업으로 먹고 살기 쉽지않습니다. 게다가 디자이너의 전성기는 타직업군에 비해 빠르게 마감하기때문에, 평생을 직업으로 하긴 어렵기도 합니다. 30대 후반으로 가면서는 현역에선 차차 손을 떼고, 20대의 젊은 디자이너들 고용하여 그들의 감각적 역량을 표현하게 해주며, 그들이 아직 모자란 부분, 어색한 부분 바로잡아주는 관리역으로 변모해가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물론, 나이 들어도 독보적 위치를 구축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는 디자이너들도 있긴 합니다.

    불가능하단건 아닙니다. 다만, 그 손에 꼽을 정도의 사람 안에 들어가려면, 어지간한 노력과 재능이 뒷받침 되지않고는 쉽지않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그런다고 선민의식같은거 가지란 소리 아닙니다. 디자인계열은 재능이 있는 사람보다, 엉덩이 무거운 사람이 승리하는 곳입니다.

    그 일하는데 대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며 자기 발전을 위해 시간과 관심 노력을 투자하는가에 따라 그사람의 실력이 차근차근 달라지는 세계이기때문에, 천부적인 재능이 없어도 꾸준한 자기투자 하는 이가 성공할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 있어서 돈도 많이 벌며 자신의 디자인적 역량도 동시에 키워나간다는건 사실상 쉽지않습니다. 그런 기회와 운을 가진이는 그닥 많지않습니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선요.

    따라서, 자신의 젊은 시절, 돈보단 자기 능력 키우고 경험 쌓는데 주력하겠단 의지가 없다면, 디자인계열 직업은 권장하고 싶지않습니다.

    좋은환경, 워라벨? 그런생각 하실거면 정말 다른길 찾으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때 열풍이 불었던 가수오디션프로에 지원하는 젊음들이 울면서 자긴 이길밖에 없는것같다 이야기하는데... 진짜 그길밖에 없다 생각하는게 그 일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남에게 알려지고 돈을 많이 벌고 싶은건지 정말 냉정하게 돌아보면 좋겠단 생각 많이 했습니다. 정말 정말 그길이 좋고, 난 이길 아니면 안될거라 생각한다면, 돈을 버는 다른일을 주업으로 하면서도 부업으로 얼마든 그일 하며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개 좋아하는 일 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 유명해지고 싶고, 이런 여러 목표를 다 놓지않으려 하지요. 물론, 다 이룰수 없단건 아닙니다만, 그런걸 동시에 이룬이들이 뒤에선 얼마나 많은 피와눈물, 시간과 고난을 이겨냈는지 모르고 이야기들 하죠.

    정리해 말씀드리지요.

    디자인계열은 재능 있다면 당연 좋지만 없어도 성공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않습니다. 다만, 우직하게 십년쯤은 내 스킬,경험 쌓는데 모든 노력과 집중 아끼지않을 각오와, 젊을땐 돈 많이 주는 곳보단, 내가 더 많은걸 배울수 있는 곳에서 일하겠단 자세, 그리고 최종적으론 관리자격인 사람으로 회사나 팀을 운영하는것까지 염두에 두고 이 길을 생각해보신다면, 길은 솔직히 어렵지 않게 많이 나있습니다. 고졸 취직할 자리도 많고요. 다들 대기업들만 회사라 생각해서 그렇지, 작은회사들은 사람이 없어 난리인곳 많습니다. 물론, 작은회사는 돈도 많이 못받고 업무량도 많지만, 대기업의 분업화된 체계속에서 배우는것보다 몇배는 빠르게 경험과 스킬을 올릴수 있는곳입니다. 그런곳들은 다들 무시하면서 다들 청년일자리 심각하다 하며 대기업공채만 기다리는데, 저는 솔직히 그런 얘기들 들으면 그냥 실소만 나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나는 내 젊은 시절, 돈도 많이 벌며 워라벨도 찾으며 즐겁게 일하고 싶다면, 다른길 찾으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아니면 디자인이란 스킬을 연마한 이들의 가치를 알아주는 그런 나라에 가서 일하시는 길을 찾으시던가요.

    힘내세요. 잘할수 있을거에요. 이런 격려의 말씀 못드려 죄송하지만, 남들 연예인, 맛집같은거 관심 있을때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시는 개념이 있는 분이라 생각하여 도움이 되고자 이런 긴 글까지 남기게 되었으니, 조금은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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