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콜옵션을 했다는데 이게 왜 위험한가요?
흥국생명이 이번에 콜옵션이 뭐고 이걸 해서 위험해진다는데 부동산 파트인지 어디 파트가 위험해지는지 궁금합니다. 또 왜 위험해지는지도 궁금합니다
채권 분야입니다.
은행은 자기자본비율에 대한 규제를 받습니다. 자기자본을 이해하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하는 사장님들을 생각해볼까요?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많은 자기자본을 투하 하는 사장님이 있는 반면, 자기자본이 부족해 대출(남의 자본)이 많은 사장님도 있습니다.
당현히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쪽이 더 안정성이 높겠습니다.한편, 은행은 보통 주식회사 형태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주주를 모집하거나, 기존주주들에게 신주를 발행해 주면서 자금을 모집해서 자본금을 늘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주식회사의 주인이 주주라는 점을 생각해 볼때, 주주(자기)들이 마련한 자금(자본금)이 자기자본입니다. 그렇지만, 주식을 무한정 발행할 수는 없습니다. 주식을 발행하면 주주가치가 하락하는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자본을 늘리는 새로운 대안으로 신종자본증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새로운 형태의 증권이라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처럼 원금과 채권 보유자가 받게될 이자율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마치 갚아야할 부채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발행자가 이자와 원금의 상환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기가 없다는 점에서 주식의 성격이 있습니다(영구채라고도 부릅니다). 만기가 없으니, 언제 원금을 갚겠다고 정해놓치 않은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일반적인 채권보다는 이자율이 높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은 원금을 지급하는 날(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대신, 채권 자체를 발행자가 되 살 권리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콜옵션이라고 부릅니다. 채권을 되산다는 것은 원금을 갚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이것은 권리이기 때문에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이 권리를 포기할 수 있습니다(= 원금을 갚을 권리를 포기 = 갚지 않겠다). 또한 이 권리를 행사하거나 포기하는 행위는 보통 5년 혹은 10년에 한번씩 하기로 되어있습니다. 이번에 그 권리를 포기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나의 사업이 망해도 나의 사업자금(=자기자본)은 나의 손실로 치부할 수 있지만, 대출이 있었다면 갚아야하겠지요? 신종자본증권은 부채의 형태는 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갚지 않아도 되기에,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할지라도, 갚지 않는 상황이 왔다는 것은 그 회사가 현재 건전하지 못하다는 증거이겠지요? 더 이상 추가로 이 증권을 발행해도 사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신규 발행도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자기자본보다는 대출이 많았던 사장님처럼 부실의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아래처럼 돈 빌려간 친구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 친구야 돈좀 빌려줘~ 10만원만! 이자 연 10% 쳐줄게. (이자율은 그냥 예시입니다^^)
> 언제 갚을 건데?
- 그건 모르겠어. 그냥 나중에 나중에.
> 안갚겠다는 거니?
- 아니, 5년이나 10년에 한번씩 갚을지 말지 생각은 해볼게. 그리고 나 상황 힘들어지면 3개월마다 주던 이자도 중단할 수 있어. 대신 이자가 쎄잖아!
(5년 후...)
> 이번엔 안갚을게.
안녕하세요. 최진솔 경제·금융전문가입니다.
콜옵션이란 약정된 가격에 특정물품을 특정시기에 살수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천원짜리 물건을 한달뒤에 천원에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하였다면, 900원이 된다면 이러한 옵션은 휴지가 되는 것이고 1100원이 된다면 옵션의 가치는 100원이 되는 것입니다.
흥국생명의 경우 30년 만기 채권에 대하여 대출시작 5년후 콜옵션을 행사하여 대출을 갚거나, 혹은 30년간 기존금리 + 미국 채권금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현재 흥국생명이 납부해야되는 금리가 약 7~8%수준이기에 오히려 시장금리보다 저렴하다고 판단하여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기존대출을 끌고가게된 것입니다.
이는 시장에 큰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1. 현재 시장이 매우 위험하다 / 2. 금리가 매우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 2가지를 시사하는 듯 합니다.
답변이 도움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정훈 경제·금융전문가입니다.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밝힌 이유를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이 극도로 불안정해졌고 금리도 가파르게 올랐다는 겁니다. 흥국생명은 이번에 콜옵션을 행사해 원금 5억 달러를 갚고 나면 다시 새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금리도 높고 자금시장도 불안해서 돈을 빌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바꿔 말하면, 신뢰가 생명인 보험회사가 지금 돈에 쪼들리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