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자전거는 언제 최초로 만들어졌나요
안녕하세요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는 언제 처음 만들어졌나요 우리나라는 6.25전쟁을 겪어서 수많은 산업시설들이 파괴되었고 이후에 다시 기반시설을 만들었을 것인데 자전거를 만들 수 있는 정도는 언제 일까요
안녕하세요. 이명훈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우리 나라에 자전거가 맨 처음 들어온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인력거와 함께 일본에서 들어온 1890년대라는 설도 있고, 자동차와 함께 들어온 1900년대 초기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여러 일화를 살펴보면 그것이 1900년 이전, 그러니까 민중이 개화라는 말을 아직 피상적으로밖에 실감하지 못할 무렵에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그 일화가 마치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황당하기 때문이다.개벽사에서 발간한 대중잡지 월간 <별건곤>에서는 1928년 12월호에서 우리 나라에서 맨 먼저 자전거를 탄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이 기사를 보면 시기나 타당성으로 볼 때 그 인물은 아무래도 송재 서재필일 가능성이 높다.
그가 자전거를 들여와 타고 다닌 것은 1895년 개화파의 초청으로 망명지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였다. 그가 망명한 것은 행동대장으로 참여했던 갑신정변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귀국한 해는 반역죄가 사면된 다음 해이다. 22세 때 망명하여 11년 만에 귀국했을 때 그는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고, 직업은 의사였다. 그가 미국에서 사용하던 자전거를 가지고 와 타고 다닌 것이다.
당시 조선의 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교통수단은 말과 나귀 그리고 가마가 전부였다. 또한 인력거가 막 들어왔을 때였다. 좁은 도로는 포장되어 있지 않았고, 굴곡진 곳이 많았으며, 우마와 사람의 통행이 따로 있지도 않았다.
그런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서재필의 모습은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 아니, 신기하고 경이로운 것이었다.
자전거를 처음 본 사람들은 나름대로 명칭을 붙였다. 자행거(自行車)·안경차(眼鏡車)·축지차(縮地車)·쌍륜거(雙輪車)라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자전거'라는 명칭은 1903년 가을에 정부에서 관리들의 공무수행을 위해 1백 대를 도입한 이후에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
서재필의 자전거는 '축지차'로 불렸다고 한다. 먼 거리를 빨리 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데서 나온 명칭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람도 만나고 일도 처리하는 그가 한마디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사람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런 면은 그가 범상한 인물이 아니라는 점과도 연관이 있었을 것이다. 당시 민중은 미국에서 의사가 되어 돌아와 조선은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역설하는 그를 이인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정서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그를 미국에서 축지법을 배워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본 것이다. 사람들은 그가 하루에도 몇백 리를 가는 미국 축지술의 명수라고 했는데, 그것은 기실 자전거를 타고 분주하게 다니는 서재필의 활동을 말하는 것이다.
당시 그가 타고 다녔다는 자전거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에게서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운 좌옹 윤치호가 하와이에서 주문해 가져온 자전거가 공기 타이어 바퀴로 되어 있었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그와 유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 바퀴가 등장한 것은 1886년 영국의 던롭에 의해서였다. 그러니까 한국에 자전거가 도입된 것은 비교적 빠른 편이었다.625 이후 자전거가 여행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졌다. 초기에는 매우 비싸긴 했지만, 기술이 발달해 대량생산이 가능했고 자전거가 널리 보급됐다. 기아차의 출발도 자전거 업체에서 시작됐고 삼천리 자전거도 기아와 분리된 초기 자전거 제조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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