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광종은 노비안검법을 제정하여 억울하게 노비가 된 자들을 방면하게 하였으며, 바른 말을 하는 신하 서필의 간언을 잘 따랐으므로 초기의 정치는 볼만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말년에는 참언을 믿어서 나라에 공훈이 있는 신하들과 경험과 공로가 많은 장수들을 모두 죄를 물어 죽였으며, 시와 부 등 문장력으로 관리를 뽑는 과거법을 세움으로써 후대에 겉은 화려지만 내실은 없는 문장을 숭상하는 경향이 성행하게 되는 단초를 열었습니다. 경종은 참언을 기록한 글을 모두 불태워 죄 없이 형벌을 받은 자들을 방면하였으며, 재주가 있으면서도 주요 관직에 나아가지 못하고 있던 자들을 발탁하고 조세를 감면하였습니다. 또 전시과를 제정하여 백관에게 녹을 지급하니, 조정 안팎이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그러나 말년에는 즐거움을 탐닉하는 것을 일삼았으며, 어진 선비들을 멀리하고 소인배를 가까이하여 정치와 교화가 쇠퇴하게 되었습니다. 대개 혜종 이후로 경종에 이르기까지 모두 4대에 이르는 동안 나라의 갖가지 일들이 비로소 마련되었고, 그 사이에 임금이 덕망을 잃는 일도 종종 있었으므로 태조가 이룬 대업을 겨우 보전하였을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