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증상 패턴을 보면 몇 가지 중요한 감별점이 있습니다.
우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원인은 전정 기관 관련 질환입니다. 수일간 지속되고 구토를 동반하며 누워서 쉬면 회복되는 패턴은 전정신경염(vestibular neuritis) 또는 메니에르병(Ménière's disease)과 부합합니다. 메니에르병의 경우 반복적인 삽화성 발작, 구역·구토, 이명이나 귀 먹먹함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스트레스가 발작의 유발 인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50대 여성에 고지혈증이 있다는 점은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입니다. 뇌혈관에 동맥경화가 진행 중이라면 소뇌나 뇌간으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후순환계 허혈(posterior circulation ischemia)도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방치하면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배제가 필요합니다.
3개월에서 4개월마다 반복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다면, "쉬면 낫는다"는 이유로 진료를 미루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신경과 또는 이비인후과에서 뇌 MRI(자기공명영상), 전정 기능 검사, 혈관 초음파 등을 통해 원인을 명확히 구분해야 치료 방향이 달라집니다.
특히 어지럼증과 함께 한쪽 팔다리 힘 빠짐, 발음 이상, 시야 장애, 극심한 두통이 동반된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이러한 증상 없이 순수한 어지럼·구토만 있더라도, 반복성이 확인된 이상 정밀 검사를 더 이상 미루지 않으시도록 어머니를 설득해 드리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