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작품은 1990년대 한국 현대 회화의 과도기적 특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하판덕 작가의 초기 정체성이 투영된 수작으로 보여요. 특히 우측 작품에서 관찰되는 소나무의 골격적 재해석과 강렬한 원색적 마티에르는 작가가 지향해온 백목지장 시리즈의 예술적 뿌리를 명확히 시사하고 하는듯합니다.
1993년은 작가가 이콘갤러리 개인전을 통해 독자적인 추상 화풍을 공고히 다지던 시점인 만큼 화면 하단의 연도 표기는 작품의 진위와 시대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결정적 근거가 되며 기호화된 형상과 두터운 질감의 조화는 평면의 한계를 넘어 생명력을 구현하고자 했던 작가 특유의 조형 언어를 여실히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