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는 의도가 불순하면 도덕적이지 않다고 본 건가요?
칸트는 의무론자라고 하던데요.
예를 들어서 봉사활동을 해도 억지로 하거나, 보상을 얻기 위해 물건의 주인을 찾아오면 도덕적이지 않은 건가요?
칸트가 인간의 의지에 따른 행동을 두가지로 분류한 것은 맞습니다만 그 구분으로 인해 방금 누군가가 한 행동이 "도덕적"이지못하다 혹은 잘못됐다고 보는 것은 그 행위의 구분과 무관한듯 합니다.
칸트가 인간의 행동을 가언명령과 정언명령으로 나누었다고 하죠? 가언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으로 행하는 행동과 의지이며, 정언은 그 행위 자체가 목적인 경우를 말합니다.
선한 행위가 정언명령에 따른 행위여야 하는 이유는 칸트에 따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이 놓인 상황과 인간이 원하는 당시의 욕망은 정말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릅니다. 그렇기에 내가 하는 선한 행동이 가언명령에 입각한 것이라면 선한 행위도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실천될 수도 있는 것이겠지요. 조잡한 예지만, 가령 어떠한 취객이 골목에 쓰러져 자고 있는 모습을 a,b,c,d가 보았을때, abcd 모두 자신이 처한 상황(급하게 어디론가 가야하는a, 시간의 여유가 너무 많고 심심한 b, 돈이 궁한 c, 잘 보이고 싶은 이성과 걷고 있던 d)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가언명령에 입각해 각자에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라 하면 a는 무시하고 가는게 합리적이고, c는 도와주기 전에 돈부터 요구하는게 합리적입니다. 이렇게 선한 행위라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행위를 하는 사람에게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칸트는 나의 개인적인 상황에 놓인 합리성과 무관하게, 선한 행위는 그 자체를 위해 모두가 해야 하는 것. 이라고 못박아 두어야 그 행위가 보편타당성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로, 질문자께서 물어보신 내용, 선한행위를 했는데 그 의도가 조금 불순했으면 비도덕적이냐는 질문은 반대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의도가 불순했건 자신을 위한 것이었건, 선한 행위를 했으면 한것 자체가 목적이 선이었던 거라고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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