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서식지가 사라지고, 또 변했기 때문입니다.
두루미는 기본적으로 이동하는 철새입니다. 주로 러시아 극동이나 중국 동북부, 일본 홋카이도 등에서 번식하고, 겨울이 되면 남쪽으로 이동하여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 일부 지역에서 월동하는 것이죠. 우리나라의 환경은 현재 두루미가 번식하기에 적합한 넓고 안정적인 서식지가 과거에 비해 매우 부족해졌습니다.
또한 두루미는 번식기에 매우 넓고 사람의 방해가 거의 없는 습지나 갈대밭, 논 등 개방된 공간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새끼를 키우는 동안에는 극도로 예민해져서 작은 방해에도 번식을 포기할 수 있죠.
과거에는 우리나라에도 두루미가 번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넓은 습지와 갯벌, 하천 주변이 많았습니다. 옛 문헌 기록이나 지명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농경지 확보를 위한 간척 사업이 이루어졌고, 해방 이후에는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 농지 정리, 댐 건설, 직강화 등으로 인해 두루미의 번식에 필요한 습지 서식지가 상당부분 사라지거나 파편화되었습니다. 특히 6.25 전쟁 이후의 복구 및 개발 과정에서 이러한 서식지 파괴가 상당히 가속화되었죠.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일제강점기에 두루미 사냥이나 포획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분명 개체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그보다는 번식에 필수적인 서식지 자체가 사라진 것이 우리나라에서 텃새처럼 살거나 번식하지 않게 된 훨씬 더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