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배척하고 미국으로 심하게 기우는 정책 부작용은 없을까요?
이번 정부의 방향은 미국에 지나치게 기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로 인해 어떤 피해가 발생할까요?
다른 나라 정부는 동맹은 유지하되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통해 균형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미국과의 동맹을 미국에 굽신거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당당히 중국과의 경제외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등지게 된다면 북한과의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 타격이 엄청날거 같은데 과연 우리는 이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우리나라도 실익에 맞춰서 실리 외교를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도 동반자입니다. 특히 중국은 절대 배척해서는 안 될 국가입니다.
중국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폐막일인 21일에 맞춰 개최국인 일본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습니다. 같은 날 미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구매 금지라는 ‘맞불’ 조치를 내놨습니다. 이어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마이크론의 중국 시장 공급 감소분을 한국 반도체 기업이 채워주지 말라고 미국 측이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업체들이 미·중 반도체 갈등의 한복판에 내몰리게 된 것입니다.
미국의 편에 선 일부 국가들은 국익을 우선한 각자도생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을 세계 안보·번영의 최대 도전으로 규정한 G7 정상들조차 공동선언에 “중국과 디커플링(특정국 배제나 분리)하려는 것이 아니다” “디리스킹과 경제적 탄력성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란 표현을 담으며 중국을 적대시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내세워 미국과 초밀착하고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갈등 구도의 나침반을 자처하면서, 이로 인해 야기될 위험을 최소화하고 국익을 최대화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코로나19 방역 정책 전환 전인 지난해 8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박진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찾은 이후 각 부처 장·차관 등 정부 고위직 인사의 중국 방문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최용준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방한 중인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국장)이 22일 외교부 청사에서 한·중 국장급 협의를 했습니다. 이번 면담은 지난 1월 박 장관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전화 통화 이후 양국 외교당국 간 첫 대면 소통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한·중관계가 최상의 시기와 최악의 시기를 거쳐 관계 회복을 꾀하는 중요한 시기에 출범했습니다. 중국은 윤 대통령 취임식에 ‘시진핑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당시 국가부주석을 보내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전진하도록 노력하자”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취임 열흘 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실상 미·중 균형외교 폐기를 선언하고 ‘경제도, 안보도 미국’이라는 방향을 명확히 했습니다. 미국 주도의 경제질서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확정하고 지난해 11월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등으로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 대 비동맹국의 양자 구도에 뛰어들었습니다.
예상된 수순인 ‘중국발 후폭풍’에 대한 관리는 치밀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올해 초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우리 정부가 취한 중국인들의 단기 비자 발급 중단 조치는 양국 감정 악화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이탈리아, 대만 등 다수 국가들은 2월 들어 중국인에 대한 방역 기준을 완화했지만 유독 한국만 비자 발급 중단 조처를 2월말까지 연장하자 중국의 화살은 한국을 향했습니다. 지난 4월 국빈 방미를 앞두고 가진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미 의회 연설에서는 중국이 한국전쟁에서 승리 토대를 닦았다고 주장하는 장진호 전투를 한·미동맹 상징으로 언급하고, 귀국 후 기자들과 오찬에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 양국 감정은 더 악화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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