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정훈 경제·금융전문가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전 한국경제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었지만 그것이 외환위기의 원인은 아니었습니다. 외환위기는 정부의 유동성 부족, 즉 한국 정부가 단기외채에 비해 외화준비금을 너무 적게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어난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IMF와 미국이 요구한 외환위기의 해결책은 유효하지 않았고 매우 불공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구조적 문제를 개혁하는 데 이용한다는 목적으로 IMF와 미국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였습니다. 그 결과 기업과 금융기관의 경영 건전성과 투명성이 향상되는 등 개혁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 과정에서 외국인이 국내투자에서 거둔 차익이 한국인이 대외투자에서 거둔 차익을 초과하는 액수가 3,000여억달러에 달하였습니다. 외환위기 후 나타난 투자 및 고용 부진, 소득 분배 악화, 총요소생산성 증가 부진, 재정 건전성 악화 등도 외환위기 후 급속한 구조조정을 하면서 필요한 다른 개혁이 따라주지 못해서 일어난 것으로 외환위기의 처리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처럼 큰 비용을 치른 이유는 외환위기 해결책의 배후에 있는 금융을 통한 헤게모니의 재정립이라는 미국의 의도에 대해 한국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