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병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중1이면, 아직은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일이 무엇인지 찾기로는 다소 이른 시기일수 있다봅니다.
앞으로 대학 들어가기전까지 4~5년간, 수차례 하고싶은일이 바뀌게 될것이라 봅니다.
저도 그시절 그랬었고, 주변사람들 중고등학교 다니는 자녀들 이야기 들어보면, 거의 만날때마다 가고 싶은 진로가 바뀌는걸 많이 봅니다.
저도 가만 되돌아보면, 어렸을적부터 그림 그리는거 좋아해서 종이와 펜만 있으면 습관적으로 그림을 그려왔을정도로 좋아했지만 나중엔 아무래도 주변환경에 영향을 받다보니, 남들이 유망하다는 의사,법관,전자공학과 등등 진로에 대해 자주 갈팡질팡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미대 지망으로 한참 미술 배우다가 결국 고등학교땐 전자공학이 좋아보여 이과로 갔습니다. 물론, 나중에 돌아보니 그때 왜 그랬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저 남들이 돈잘벌고 잘산다니까, 그거 하면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수 있다니까 그냥 큰 생각없이 진로를 정했던것 같습니다.
결국 졸업하고 대학 전공과는 아무 상관없는 애니메이션 회사에 입사해서 그림 그리다가, 캐릭터회사, 게임회사에서 일을 했었지요.
따님이 그린 그림은 최근 트랜드를 따르는 그림체와 스타일로, 그림에 대한 감각은 좋아보입니다. 인체비례도 다리부분 포즈가 다소 어색하지만 어느정도 잘 지켜주고 있고요.
컬러링도 초보들이 쓰는 원색톤을 피하고 파스텔톤으로 선택한것을 보면 전반적으로 그림에 대한 센스는 갖춘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프로가 되려면 고치고 보강해야할 부분이 적진 않습니다만, 기본적 소양이 있으면 아무래도 유리한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이제부터 드리는 말씀을 잘 생각해보셔야 할것은,
따님이 이런 그림 그리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까지 살고 싶은건지, 아니면, 그냥 취미수준으로 즐기며 살고 싶은것인지에 따라, 방향이 많이 다른길을 가야할것인데, 그부분에 있어 아직 중1의 나이에선 확고히 정해져있는 경우가 드뭅니다. 또, 지금 그쪽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해도, 그게 어느순간 흥미를 잃고 뒤바뀌는 경우도 허다하고요.
그리고, 그림으로 먹고 사는일은...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는 결코 만만한 상황이 아닙니다.
남들과 똑같이 평범하게 자신의 워라벨 찾아가며 따박 따박 떨어지는 월급 받아가며 사는 직업을 갖기가,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될겁니다.
물론, 그런 직장이 없다는것은 아닙니다. 다만, T.O가 잘 나지않기때문에 그런 자리에서 일하는것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대가 맞아주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님의 그림 스타일로 보아서는 순수미술이나 산업디자인계통보다는 응용미술쪽이 어울리지않을까 싶습니다만(그림 한장으로 많은것을 파악하고 조언한다는건 사실 무리입니다.그냥 참고적으로만 들어주세요. ㅎㅎ), 응용미술계열의 사회초년생 연봉이 2천이 채 안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심지어 초반에 일 배울때는 수습기간이라 하여 그것의 50~70%밖에 주지않습니다.
즉, 처음부터 돈을 바라보고 일할수 있는 자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20대초반엔 돈 바라보지않고 스킬업을 할 수 있는 중소업체들 입사하여 일하면서 자기 역량 키워나간 후 3~5년차쯤 될때 메이저업체로 이직하는 경우는 업계에서 남부럽지않은 처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길도 있긴 합니다.
다만, 그렇게 되려면, 그냥 주변에서 "잘 그리네" 이런 소리 좀 듣는 사람들이 몰리는 자리이기때문에 무언가 그들을 이길 강력한 무기를 갖춰야 합니다.
누가 봐도 그림으로 끝장을 내버릴정도의 실력을 갖던가, 아니면 그림실력은 다소 떨어져도 이건 이사람 그림이야 라고 인정할 정도의 차별된 개성을 가지고 있던가 해야하는데, 그건, 어지간한 노력으로 갖추게 되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실력은 재능이 다소 떨어져도 각고의 노력으로 그걸 따라갈 수 있지만, 개성은 노력만 한다고 갖게 되는게 아니니까요. 물론, 대기만성이라고 초반엔 개성없이 그저 그런 그림 그리다가 나중에 본인만의 스타일을 찾게 되는 사례가 심심챦게 있기때문에, 벌써부터 나는 그림에 개성이 없는데 이길은 내길이 아닌가 고민하기엔 너무 이릅니다. 아직 따님은 첫발도 안내딛은 상태이기에 어느정도의 잠재력과 재능이 있는지는 본인도 모르고 부모님도 모르는게 당연합니다.
정리하여 말씀드리자면,
따님이 그림쪽 일을 업으로 삼아 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는지가 가장 먼저이고, 그다음은 부모님이 초반의 긴 터널을 안달하지않고 기다려주며 보조해주실 수 있는지, 그런것을 차분히 돌아보시면서 생각해보시는 것이 좋을듯합니다.
제가 다소 비관적으로 쓴것같긴 한데, 그렇다고 앞길이 그리 어두운 분야라 말씀드리는것은 아닙니다.
최근의 트랜드로 봤을때, 코로나 이후 바뀌어진 라이프싸이클로 보면, 사람들의 행동반경이 좁아지면서 소확행으로 영상컨텐츠를 소모하는 일이 빈번해졌으며, 이런 경향은 한번 익숙해지면 여간해서 바뀌지 않고 오래 가기때문에, 앞으로 사람들은 언제 어느곳에서나 쉽게 시각적 즐길 요소를 찾는일이 많아지게 될것이고, 그에 따라 웹툰, 영상컨텐츠 등은 점점 부족현상이 심화될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시각요소를 만족시켜주는 컨텐츠를 제작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의 수요는 필요로 하게 되어있는데다가, 최근엔 웹툰이나 유튜브라는 걸출한 시스템을 통해서, 꼭 회사에 소속이 되지않고도 본인의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얼마든 남부럽지않은 수입도 가지며, 자기 하고싶은 그림 그려가며 살 수 있는 길도 있기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그 전망은 긍정적이라 보고 있습니다. (물론, 웹툰작가나 유튜버가 쉬운일은 절대 아닙니다. 십년전이면 모르지만 지금은 경쟁 엄청난 곳입니다. 그냥 일례로 들은것이니 너무 그쪽에 집중하진 마시길..)
주절주절 말이 길어졌는데요. 진로를 결정하는 일은 신중을 기해야한다 봅니다. 그냥 단지 좋아보여서, 재밌어보여서, 내가 좀 이쪽방면에 소질이 있어보여서 이런 단순 안일한생각으로 결정하시기엔 그 무게감이 가볍지않은일이므로, 많이 알아보시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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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보니 평소에 그림을 자주 그리고 관심도 많은 학생인 것 같습니다. 전문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기보다 함께 전시회를 간다던가 영화를 본다던가 책을 읽는 등 폭 넓은 예술분야에 대한 간접경험을 시켜주는 건 어떠신가요? 꼭 미술관련된 활동이 아니더라도 많이 보고, 느끼는 것이 나중에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요. 그림은 많이 그려볼 수록 늘고, 감각은 많이 보고 경험할 수록 늡니다.
나중에 학생이 미대쪽으로 진학한다고 길게봐서 생각하면 지금 미술공부보단 책 많이 읽고 글쓰는 연습하는 걸 추천드리고 싶네요. 미술쪽은 스토리텔링이 가장 중요한 것 같거든요.
미술학원에 다니면 그림그리는 스킬같은 걸 배울 수 있긴 한데 , 미술학원은 고등학교 올라가서 입시할 때 다녀도 충분하니 학교 공부와 다른 활동들에 시간을 더 투자하는 게 좋은 것 같다는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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