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번개의 엄청난 에너지를 저장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 의미 있는 진전이 17년 10월 한국에서 있었어요. UNIST(울산과학기술원) 백정민 교수팀은 번개 원리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마찰 전기발전기'를 개발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했어요.
연구진은 구름 안에서 수증기 분자가 얼음 결정과 마찰하는 과정에서 전하가 분리되고 축적됐다가 엄청난 에너지를 지표면으로 방출하는 점에 착안했어요. 그리고 수증기 분자와 얼음처럼 서로 마찰시킬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죠. 이런 신소재로 3층 구조의 마찰 전기발전기 시스템을 구성했어요. 마찰 전기발전기 가운데에는 접지층을 삽입해, 마찰 시 발생하는 전하가 외부 회로로 이동할 때 전하가 손실되는 것을 막았어요. 이미 발명한 인공 번개 발전기보다 효율을 100배 정도 높였죠.
현재 연구진이 개발한 마찰 전기발전기로 저장되는 전력은 스마트폰과 스마트시계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정도예요. 그러나 언젠가 전력 발생량을 높여 전기자동차를 움직이는 날도 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원리상 가능하나 너무나 높은 에너지이기 때문에 위험하고 번개가 일정하게 치지 않아 실현가능성은 크지 않다. 번개는 한번에 약 10억V의 전압을 가지며, 전류는 약 1만A에 달한다. 이는 100억kW에 달하는 엄청난 에너지다. 소양강댐의 전력량이 약 20만kW이니 발전소 5만개 분량의 엄청난 에너지를 한번에 흘려보내는 셈이다. 이런 에너지를 저장하려면 거대한 축전기가 필요한데 번개는 자주 치지도 않고, 매번 같은 곳에 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축전기를 곳곳에 건설해서 상업적으로 이용하기에는 경제성이 맞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