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 토픽

  • 스파링

  • 잉크

  • 미션


NEW

고용·노동

7# 서울의 스타트업들은 끊임없이 조직문화를 외칠 때 우리 회사만 늘 제자리걸음인 이유


조직을 오래 지켜보다 보면 이상한 장면이 반복된다.
사람은 계속 들어오고, 또 금세 나간다.
회의는 자주 열리지만 결정은 느리다.
직원들은 책임을 지지만 권한은 없다.
그리고 회의실에서 가장 오래 말하는 사람은 늘 대표이사 한 사람이다.

이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일정한 패턴이 있다.

첫째, 퇴사율이 높은 회사의 공통점은 예측 가능성이 낮다.
업무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말이 바뀐다.
어제는 맞던 방식이 오늘은 틀렸다고 한다.
업무 체계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사람은 성장보다 생존에 에너지를 쓴다.
결국 안정적인 환경을 찾아 떠난다.

둘째, 주먹구구식 운영은 신뢰를 갉아먹는다.
계획 대신 감, 데이터 대신 경험, 원칙 대신 기분이 작동한다.
문제는 경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시스템으로 축적되지 않는 데 있다.
모든 판단이 특정 개인의 머릿속에만 머물면 조직은 커질 수 없다.
회사가 아니라 개인 사업이 된다.

셋째, 권한 없는 책임은 가장 빠른 번아웃의 지름길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면서도 결정권은 주지 않는다면
직원은 스스로 판단하는 대신 눈치를 본다.
위에서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
속도는 느려지고, 주도성은 사라진다.

넷째, 대표이사의 고집은 방향성이 아니라 독점이 될 때 문제가 된다.
리더의 확신은 필요하다.
그러나 확신이 타인의 의견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표현되면
조직은 토론을 멈춘다.
다양한 시각이 사라진 회의는 점점 보고 시간이 된다.

다섯째, 회의에서 대표이사만 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들이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말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미 답이 정해진 자리에서 의견을 내는 것은 소모다.
결국 침묵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그렇다면 해결의 실마리는 어디에 있을까??

첫째, 기준을 문서로 남겨야 한다.
업무 절차, 의사결정 과정, 평가 기준을 정리하면
감정이 아니라 원칙이 작동한다.

둘째, 결정권을 단계적으로 나눠야 한다.
작은 결정부터 팀에 맡기고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실수는 비용이 아니라 학습이다.

셋째, 회의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대표는 마지막에 말한다.
먼저 팀원 의견을 듣고 질문을 던진다.
리더의 역할은 결론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사고를 확장시키는 사람이다.

넷째, 리더 자신이 변해야 한다.
회사의 문화는 구성원이 아니라 리더의 행동을 닮는다.
권한 위임, 경청, 기준의 일관성은 선언이 아니라 반복으로 만들어진다.

퇴사율이 높은 회사는 사람 문제로 보이지만
대개는 시스템과 리더십 문제다.

조직은 대표의 성향만큼 성장한다.
그리고 대표가 말하는 시간만큼, 직원의 침묵은 길어진다.

댓글

0

이원화 노무사

무소속

이원화 노무사
유저

0

/ 500

댓글 아이콘

필담이 없어요. 첫 필담을 남겨보세요.

같은 분야의 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