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신윤복의 그림 월하정인에 대해서 해석좀 해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최호성 전문가입니다.일상적으로 밤에는 달의 볼록한 면이 위를 향할 수 없으며 이는 달의 볼록한 면 쪽에 태양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밤에는 태양이 없어서 달의 볼록한 면이 지평선보다 아래를 향하고 따라서 그림 속의 달 모양은 월식이 일어날 경우에만 볼 수 있고 월식은 태양 - 지구 - 달이 일직선상에 놓여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달의 전부가 가려지는 현상을 개기월식, 일부가 가려지는 현상을 부분월식이라고 하며 그림 속에 쓰인 글에는 그림을 그린 시간대가 야 3경으로 나오는데, 이것은 자시로 밤 12시를 전후한 시간이다. 월식이 일어나는 날은 보름달이 뜨는 날로, 자시 무렵에는 달이 가장 높이 뜨고 처마 근처에 달이 보이는 것은 보름달의 남중고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즉 여름을 말한다. 보름달은 태양의 반대쪽에 있기 때문에 겨울에는 남중고도가 높고 여름에는 낮으며 여름철 한밤중에 일어나는 개기월식은 지평선과 작은 각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달의 왼쪽부터 가려져서 오른쪽으로 진행된다. 즉, 달의 볼록한 면이 지평선과 약간의 각도를 가지고 옆으로 놓이게 되며 그림처럼 달의 윗부분만 보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것은 개기월식이 아닌 지구의 그림자가 달의 아랫부분만 가리고 지나가는 부분월식의 그림이다. 신윤복이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약 100년간 일어난 월식 중 서울에서 관측 가능한 부분월식을 조사를 해본 그 결과 1784년 8월 30일(정조 8년, 신윤복 26세)와 1793년 8월 21일(정조 17년, 신윤복 35세) 두 번에 걸쳐 그림과 같은 부분월식이 있었다. 월식이 일어나더라도 기상 현상 등의 이유로 실제로는 관측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따라서 승정원 일기 등 당시 월식을 기록한 문서들을 통해 실제로 서울 하늘에서 이 월식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당시 일식과 월식은 국가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천문현상으로 여겼기 때문에 거의 빠짐없이 기록이 남아 있다.문서를 통해 알게 된 결과, 1784년에는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지역에 3일 연속 비가 내려 월식을 관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1793년 8월 21일(음 7.15)에는 오후까지 비가 오다 그쳐서 월식을 관측할 수 있었다. ‘승정원일기 [원전] 제1719책’에는 ‘7월 병오(15)일 밤 2경에서 4경까지 월식(月食)이 있었다’고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