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용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의 벽에 조각된 독수리인데 상징물로서 독수리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것입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인간은 독수리를 상징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고 합니다. 기원전 3,000년경에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많은 유적과 유물들을 살펴보면, 여러 동물들의 상징과 함께 독수리를 매우 귀하게 여긴 흔적들이 나타나는데 그리스신화에서도 독수리는 으뜸가는 상징으로 등장 합니다. 독수리와 가장 밀접한 신은 제우스인데 그리스신화에서 독수리는 제우스 그 자체이기도 하고 제우스의 명령을 전달하는 메신저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많은 그리스의 그림과 조각에서 제우스와 독수리가 함께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인류를 위해 불을 훔쳤던 프로메테우스는 영원히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는데 프로메테우스를 괴롭히는 독수리를 보낸 이는 바로 제우스입니다. 이렇게 독수리는 수많은 신 가운데 으뜸인 제우스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그 위엄이 예부터 남달랐다 하겠습니다. 로마제국이 독수리를 상징으로 삼은 것은 그리스신화 때문만은 아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로마에 독수리가 등장한 것은 로마 건국 이전의 부족들에 의해서라고 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부족을 상징하는 토템 정도의 수준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합니다. 부족사회에서 독수리나 사자, 곰 같은 용맹한 동물을 토템으로 삼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