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스러우신 것 충분히 이해합니다. 술도 안 드시고 오히려 체중과 체지방이 줄었는데 지방간이 생겼다면 의아하실 만합니다.
몇 가지 가능한 원인을 말씀드릴게요.
가장 주목할 부분은 체중 감소 방식입니다. 체중이 줄었더라도 감소 속도가 빠르거나 식사량을 급격히 줄인 경우, 오히려 간으로 지방산이 몰려 지방간이 생기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탄수화물을 갑자기 많이 줄인 경우 간의 지방 대사에 부담이 생깁니다.
두 번째로 AHCC와 베타글루칸 영양제입니다. 이 성분들 자체가 직접적으로 지방간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고용량 영양제나 버섯 추출물 계열은 드물게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간수치가 정상이라 가능성은 낮지만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세 번째로 초음파 자체의 변동성입니다. 경등도 지방간은 초음파 판독자의 주관적 판단이 일부 개입되고, 검사 당일 식사 상태, 기기 차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전 검사와 동일한 기관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재검사하면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네 번째로 호르몬 변화입니다. 30대 여성에서 갑상선 기능 저하나 인슐린 저항성 초기 변화가 간수치에는 반영되지 않으면서 지방간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혈당이 정상이더라도 공복 인슐린 수치나 인슐린 저항성 지표(HOMA-IR)는 별도로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담당 선생님께 공복 인슐린, 갑상선 기능 검사를 추가로 요청해 보시고, 영양제를 한동안 중단한 뒤 6개월 후 재검사로 추이를 보시는 것이 합리적인 접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