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말씀하신 상황만을 본다면 안토시아닌 색소와 주변 환경의 상호작용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붉은 꽃의 색깔을 나타내는 주된 색소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수용성 색소입니다. 이 안토시아닌 색소는 pH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지시약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산성 환경에서는 장미나 사과 등의 붉은색을, 중성 환경에서는 자주색 또는 보라색을, 염기성 환경에서는 수국이나 제비꽃 등의 푸른색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하얀 꽃잎에도 플라본이나 플라보놀 같은 무색 또는 연노란색의 색소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죠.
이 때 붉은 꽃이 산성 또는 염기성을 띠는 휘발성 물질이 방출되는 경우 이 물질이 인접한 하얀 꽃잎의 표면에 닿거나 흡수되어 꽃잎 세포의 액포 내 산성도를 미세하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하얀 꽃잎이 안토시아닌 색소를 합성할 수 있음에도 보통은 무색으로 존재하거나 매우 적은 양이어서 눈에 띄지 않던 경우, 이렇게 pH변화로 인해 색소의 합성을 유도되거나 이미 존재하는 미량의 색소를 활성화시켜 약간의 분홍빛을 띠게 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말씀하신 햇빛이나 물, 바람과 같은 외부 환경 요인들은 식물의 색깔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인접한 꽃 사이의 단기간의 색소 전이나 급격한 표면 색 변화를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