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 목소리도 듣기 싫은데 제가 어찌해야할까요?
일단 직장 상사분은 좋은 분입니다.
충청도 분이시고, 나름대로 성격이 좋으세요.
막말이나 예의 없는 말, 악의적으로 압박하거나 그런 거 하나도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이 힘들어하는 강압적이고 짜증나는 상사가 아닌거죠.
오히려 제 눈치를 보시며 몇 번이나 조심스럽게 말을 돌리시는 편입니다.
머리로는 알아요.
되게 순하고, 여리고, 착하고...소극적이고, 회피적이고, 게으르고 무책임한 사람이구나.
제게 큰 잘못도 안 하시고, 되려 때 되면 선물도 챙겨주시고...
맛있는 밥도 사주십니다...
그래서 나쁜 마음이랑 생각이 올라올 때마다 죄책감이 너무 심해요.
이상하게 대표님이랑 말 몇 마디 나누다보면 제가 되게 못된 어투로 말하게 됩니다.
내용 자체는 문제가 될 게 없지만, 비언어적 표현이란 게 있잖아요.
되게 틱틱거리고, 무시하고, 짜증나는 걸 못 참는...혹은 화가 난 사람처럼
말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말 좀 똑바로 하세요. 대표님. 그래서 원하는 게 뭔데요. 저 바쁘다고요! 아, 제발! 말 드럽게 못하네! 그래서 원하는 게 뭐냐고요! 똑부러지게 좀 말해요!"
>>절대 이렇게 표현한 적은 없어요. 최대한 친절하고, 다정하게 말하려고 노력합니다....근데 노력하면 뭘 하나요. 말투와 단어를 고르면 뭘 해요....말하는 내내 제 마음 속에서 이 마음만 듭니다. 그러니 아마 다 티가 날거예요....
"일이 얼마나 많은지는 이해하고 있어요? 근데 또 이것저것 찔러보겠답시고 제게 또 맡겨요? 대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뭔가요? 외근 나가고, 미팅 나가는 거 크게 삽니다. 예. 인정해요. 근데, 상사고, 업무 지시를 하고 싶으면 뭘 하고 싶은지는 구상을 해서 와야 하는 거잖아요. 초등학생입니까? 한 두마디 던지면 알아보고, 뭘 준비해야 하는지 가타부타 제가 다 프로그램 짜고 기획하고 진행해야 해요? 제가 지금 놀아요??? 아니면 어떤 자료를 원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범위라도 잡던가요. 땡중이에요? 왜 그리 중얼중얼 거려?!?! 아니, 근데 이미 시켜 놓은 일이랑 급한 일이 산더미라고요. 지금 제 업무도 바빠 죽겠는데. 제가 비서입니까? 미친건가 진짜?"
>>근데 회사가 워낙 작고, 대표님이 컴퓨터를 아예 못하세요....너무 화가 나지만, 인터넷 서칭도 잘 못하시는데....저희 회사가 20년 되었고, 이것저것 잡다하게 많이 합니다. 단순 업무가 아니고, 회사 브랜드도 있어서....하...원래 직원이 많은 회사여서, 이전에는 각 부서 담당자들에게 툭툭 말로 지시해놔도 뚝딱 해냈던 것 같아요. 근데 그건 과거잖아요. 지금은 그 많던 부서 다 없어지고, 직원도 손에 꼽습니다. 정말 될대로 되라~대충대충~<<던지는 대표 볼 때마다 너무 화가 나요.
"툭 내뱉고 제 눈치보면 뭐 다 뚝딱 나오는 줄 알아요? 미친 거 아니예요? 나보고 어쩌란 건데요. 진짜 무능의 극치 상사다. 편하게 사는 삶의 방식 존중하는데요. 그럴 거면 신세한탄이나 하지 말던가!"
>>이런 마음이 들고요....쓰다보니 이 모든 게 제 무능인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네요. 제가 8명 몫을 뚝딱 해내고 눈을 반짝이며 각종 기획과 영업과 관리 업무까지 완벽하게 뚝딱 해내면 전 지금처럼 화나고 짜증나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예요. 쥐꼬리보다 조금 큰 월급만 아니었어도 이런 회사 금방 그만뒀을 텐데.....
근데 또 분위기가 자유롭긴 해서...(아예 감독 관리라는 게 없어요. 아니...뭘 아셔야 관리감독을 하시겠죠. 그냥 제가 이 부서 저 부서 다 맡아서 합니다. 근데 또 전문성이 없어요. 저도 뭘 배울 생각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돌려막으며 하고 있거든요. 하는 건 많은데, 전문성도 자긍심도 즐거움도 신념도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내 시간을 그냥 길바닥에 버리는 기분이라 아침마다 우울해요.)
대표는 사무실=자기 집이라. 땀 찬 지 양말을 난로 위에 얹어두고 말립니다. 사무실이 매캐해요.(미쳐버려요.) 뭐 지시하겠다고 제 자리 근처에 오면 담배 냄새가 아주 역겹습니다. 쉰내나고요.
진짜 돈을 이것보다 조금만 덜 줬어도, 자유도가 조금만 덜 높았어도 당장 그만 뒀을 텐데.....
사실은 그냥 내 문제인 것 같기도해요.
(아닌가. 퇴사율 보니까 작년 제작년 2년 동안 8명이 바뀌었더라고요. 그 자리를 꿰차고 제가 1년을 버티고 있어요. 이 직전에 그만두신 부는 그래도 10개월 근무하셨던데...그 분 눈 보면서 정신병자인가...왜 저렇게 예민하지;;;이상한 사람이네;;;했는데, 제가 그 사람이랑 똑같이 변해가고 있어요. 회사가 문제였나봐요. 지금 보니까. 진짜 미쳐버리겠어요.)
성격이 점점 포악해지고, 인간에 대한 기대가 바닥을 칩니다.
내 미래도 없을 것 같고, 저렇게 늙을 것 같아서 역겹고요.
근데 또 사람은 좋은 분이예요...그냥 제가 너무 힘들어서 세상 모든 게 부정적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좋은 점을 보면 참 좋다고도 할 수 있을 텐데....화가 납니다. 화가나요.
뭐 업무 지시를 할 때마다 말 뚝뚝 끊어버리고 싶고요.
사무실 본인 자리에서 웅얼거리며 혼잣말 할 때마다 뭐라고요! 예?예? 해서 입 다물게 해버리고 싶어요.
억울하다고 누구 욕할 땐 "무식한 소리 좀 그만 해요. 그 사람이 ~해서 그런 거잖아요. 우기지 좀 마요." 해버리고 싶고요.
업무 지시할 땐 "요점을 말해요. 그래서 어쩌란 건데요. 그거 이거 웅얼대지 말고 단어 제대로 된 걸 말해요. 문장은 완결해서 말하라고요. 요점만 말해요!!! 제발!!! 그 외엔 내 귀에 목소리 들리게 하지마!!!" 해버리고 싶습니다....
진짜 이어폰을 가져와서 귀에 끼고 있어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 수준입니다. 진짜 머리를 쥐 뜯고 싶고, 못 견디겠어서 중간중간 한숨 나오고...제가 제가 아닌 것 같아요. 너무 화가 납니다. 1년 내내(이건 좀 오바고, 7개월 내내)화가 나 있는 상태였던 것 같아요.
어찌해야하나요?
안녕하세요. 재둥이입니다.
제가 현재까지 고안해낸 방법은 2가지입니다
첫번째 직장상사님과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줄이고 선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타협을 하는것입니다
두번째 현재 재직중인 직장을 그만두고 질문자님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