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지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오페라의 역사가 궁금하군요.
오페라는 1597년에 이탈리아 예술가와 귀족들의 ‘스터디 그룹’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야코포 페리(Jacopo Peri)의 [다프네]라는 작품인데 기록만 있고 악보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피렌체의 ‘카메라타’( ‘작은 방’이라는 뜻입니다)라는 모임에서 고대 그리스 연극을 복원하려는 사람들이 실험해 본 종합예술이자 총체예술이었습니다. 그리스 연극을 모범으로 삼았기 때문에, 극의 내용도 신화와 영웅담에서 가져왔습니다. 자신을 신화 속의 신이나 영웅과 동일시했던 당시 귀족들은 대관식이나 결혼식 축하연의 일부로 오페라를 공연하면서 평민들(성안에 살며 수공업에 종사했던 도시민, 부르주아)까지 궁에 초대해 ‘천부’의 신분을 과시했습니다. 이들의 입이 딱 벌어질 만한 화려하고 사치스런 공연을 보여주며, ‘우리(귀족)는 너희(평민)들과는 이처럼 종자가 다른 사람들이다. 그러니 신분제도는 영원히 유지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평민들을 세뇌했던 것입니다. 악보가 남아 있고 지금도 연주되는 가장 오래된 오페라는 페리의 [에우리디체](1600)로, 당시 유럽 예술의 강력한 후원자였던 메디치 가문의 딸 마리아와 프랑스 앙리 4세의 결혼식 축하연을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