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고려 무신정권기의 사병집단·숙위기관(宿衛機關).
사병을 조직화하여 하나의 기구로 만든 것인데, 원래는 사병들의 숙소를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후에는 숙위대의 명칭으로도 사용되었다. 도방은 1179년(명종 9) 정중부 일파를 제거하고 집권한 경대승(慶大升)에 의해 처음 조직되었다. 정권 탈취과정에서 당시 대부분의 무신들을 적으로 삼아야 했던 경대승은 보다 안전한 신변 보호책이 필요했기 때문에 결사대 백수십 명을 불러모아 문하에 두고는 도방(都房)이라 칭했던 것이다. 도방원(都房員)은 긴 베개와 큰 이불을 사용, 공동생활을 하면서 숙직을 했으며, 경대승도 이들과 한 이불을 덮고 자는 등의 성의를 보이며 여러 가지 경제적 혜택을 베풀었다. 그러나 도방은 점차 경대승의 신변을 호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의 수집과 반대파의 숙청, 심지어는 주가(主家)의 권세를 배경으로 약탈과 살인 등의 폐단도 적잖아서 명종 13년 경대승이 병사하자 철저한 탄압을 받고 해체되었다.
그 후 1200년(신종 3) 최충헌에 의해 재건되었는데, 신변보호를 위해 문무관·한량·군졸을 막론하고 힘센 자가 있으면 이를 불러들여 6번(番)으로 나누어 날마다 교대로 자기 집을 숙직케 했으며, 그가 출입할 때는 6번이 합하여 호위하게 해 그 위세가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것 같았다고 한다. 최충헌의 시종·문객이 거의 3천 명에 달했다는 것으로 보아 그 규모의 방대함을 알 수 있다. 최충헌의 도방은 그 아들인 최이에 이르러 내외도방(內外都房)으로 확대·개편되었으며 최항 때 다시 36번으로 확장되었다. 그 후 최씨정권이 무너지고 김준이 집권하자 종래의 6번제로 되돌아가는 등의 변화를 겪었으며, 1270년(원종 11) 임유무가 피살되어 무신정권이 무너지자 폐지되었다.
출처 : 한국고중세사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