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소원 소아청소년과 의사입니다.
유트브나 육아 TV프로그램을 보면 이쁘게 잘 받아먹는 아이들만 나오지요.
실제로 먹여보면 이게 얼마나 잘 꾸며진 환상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
일단, 절대 아이가 특별하거나 까다로와서 그런 것이 아님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유식 교육을 할 때 제가 늘 보여드리는 사진이 있는데요.
바로 아이가 음식을 온 몸에 묻히고 놀고 있는 모습이랍니다
풀어서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먹이기 훈육에 대한 모든 편견을 먼저 버리셔야 합니다.
깨끗하고 한자리에 앉아서 일정한 양을 먹이겠다고 생각하시면
아이에게 있어서 유치원생이 고3수학을 배우는 기분을 느끼게 한답니다.
손가락으로 집어먹고 이리저리 묻히고, 때로는 밥그릇을 뒤집고 깔깔 넘어가는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어야
비로소 먹는 것에 대해 아이는 숙제 처럼 느끼지 않게 됩니다.
물론, 이렇게 까지 힘드실 수 있어요.
그렇다면 다음 사항들은 꼭 지켜주셔야 합니다.
1. 절대 일정한 양이나 속도를 고집하시면 안됩니다.
우리도 들쑥 날쑥 양이 매일 매끼 바뀌는데, 아이에게는 일정한 양을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이유식 먼저 먹이시고 바로 분유를 먹이시되 이유식을 덜 먹은 날엔 그냥 분유를 더 보충하시면 됩니다.
또, 주의산만하게 먹는 것이 당연한데 시간내에 먹여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셔서도 안되는데요.
역시 바쁘시면 분유로 보충해주셔도 됩니다.
2. 절대 어떤 순간에도 숟가락을 아이입에 밀어넣어서는 안됩니다.
입을 벌린다고 해서 바로 넣어버리시면
아이는 강요받았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일종의 폭력적인 느낌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이렇게 먹던 아이는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데
더 나이가 들어서는 일단 받아서 입에 물고 있되 삼키지 않는 경우가 이 때문입니다.
3. 꼭 숟가락으로 꼭 먹이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 숟가락을 몇번이나 입에 억지로 밀어넣어진 아이는 숟가락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집니다.
이런 경우 핑거푸드라고 해서 아기가 집어먹기 쉽게 만든 음식으로 시도해보셔도 됩니다.
인터넷에 보시면 파는 제품이 아니라 핑거푸드를 만드는 다양한 방법이 나와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모쪼록 먹이기 훈련에 도움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