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때문에 사회생활이 안 되는 상황에서 제가 뭘 더 할 수 있나요?
20대 후반 성인입니다
어렸을 때 받은 트라우마로 인해서 불안장애, 20대 중반에는 우울증을 진단받고 대학병원에서 약물치료도 받아보고 폐쇄병동에 입원도 해보고 상담치료도 병행해보고 운동도 하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지만 지금까지도 전혀 효과가 없어서 남은 방법은 에스케타민, ECT, TMS 등 비보험 치료들 뿐인데 비용이 몇백만원씩든다고 합니다
병원비를 벌려고 회사를 다니면 능률이 낮고 우울증 증상들 때문에 지장이 생겨서 회사에서 권고사직이나 해고 통보를 받아서 경제적인 활동도 안 됩니다
가족 모두 직장인이지만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해서 도움을 받을수도 없는데다가 어렸을 때는 차상위 계층이었지만 지금은 차상위계층도 아니라서 받을 수 있는 지원금 하나 없고 실업급여는 재취업을 위해서 고정비, 학원 다니느라 사용해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인데 도대체 제가 뭘 더 해야하나요?
질문하면 상급병원을 방문하거나 약물치료를 권유받는데 가까운 정신과도 다녀보고 대학병원도 다니면서 약물치료 받아서 복용해봤지만 소용이 없어요
대학병원가면 진료 10초면 끝나고 약은 효과도 없고 우울증으로 회사생활이 거의 불가능한데 비보험 치료는 수백만원씩 드는 상황에서 제가 뭘 더 할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서민석 의사입니다.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답을 드리기는 참 어렵네요. 대학병원이나 비급여 치료라고 해도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확신이 서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약물 치료는 유지하고 운동도 꾸준히 해보시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더 바닥을 치는 것은 안 되니깐요.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삶의 의미를 어떻게 드릴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지금까지 살아온 어려움들은 질문자께서 피할 수는 없었다고는 해도, 그 어려움에 대한 대처는 어떻게 하느냐는 결국 질문자에게 달려 있으니깐요. 저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말기암으로 임종을 얼마 두지 않은 분들이라고 해도 살아가는 동안에는 희망이 있답니다. 모쪼록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셔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얼마 전에 제가 읽은 책을 하나 소개시켜 드리고 싶네요. 지금은 고인이 되신 우울증 전문가 고 임세원 교수님의 책입니다. 스스로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던 교수님이 어떻게 하루 하루를 살아 내셨는가 담담히 고백한 책입니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책입니다. 모쪼록 힘내시기를 멀리서 나마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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