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용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한글의 “설정집”. 국문학자(한글학자)에게는 당연히 보물 중의 보물이고 세계 언어학자들에게도 극히 소중한 자료 입니다. 대규모의 언중이 실제 사용 중인 문자 시스템에 대해, 이를 만들어낸 사람이 직접 해설을 달아놓은 자료는 전세계에 오직 훈민정음 해례본 뿐입니다.
1940년대에 발견되어 한글이 어떤 원리를 바탕으로 해서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 졌는가에 대한 설명이 실려있는 책이다. 그 전에는 훈민정음 언해본에 제작 원리 내용(해례)이 실려있지 않았기 때문에, 해례본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한글의 창제에 대한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이미 조선시대부터 해례본은 희귀했는데, 그 유명한 '훈몽자회'를 쓴 최세진 역시 해례본을 직접 보지 못하고 인용만 했으며, 이덕무가 쓴 백과사전 '천장관전서'에도 세속에 전하기를 세종이 변소에서 문살을 보다 깨닫고 한글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라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러던 중에 1940년 해례본이 발견되어 한글이 계통적으로 독립적인 동시에 당시 최고 수준의 언어학, 음성학적 지식과 철학적인 이론이 한글에 적용되어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