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무기자차와 유기자차의 화학적 원리는 어떻게 다른가요?

안녕하세요. 선크림도 백탁이 심한 게 있고 발랐을 때 투명한 게 있더라고요. 선크림에 포함된 유기 자외선 차단제와 무기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방식에서 어떤 화학적 차이가 있는 것인지, 각각의 분자가 자외선을 흡수하거나 산란시키는 과정에서 전자 에너지 준위 변화와 광화학 반응은 어떻게 일어나는지 궁금합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선크림에서 흔히 말하는 유기자차와 무기자차는 둘 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유기자차는 주로 자외선을 흡수하여 에너지로 처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무기자차는 흡수와 반사, 산란을 이용하는 고체 입자 방식입니다. 먼저 유기 자외선 차단제는 탄소 기반 유기 분자로, 공액 이중결합을 가지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아보벤존, 옥토크릴렌, 옥시벤존 이 있습니다. 이런 분자는 자외선 광자 에너지와 맞는 전자 전이 준위를 가지고 있어, 자외선이 들어오면 전자가 바닥상태에서 들뜬상태로 올라가는데요, 자외선 에너지를 분자가 받아 전자를 높은 에너지 준위로 올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들뜬 상태는 불안정하므로 곧 다시 낮은 상태로 돌아오면서 에너지는 분자 진동과 회전 에너지로 전환되어 주변으로 분산됩니다. 반면 무기 자외선 차단제는 주로 이산화티타늄이나 산화 아연과 같은 금속 산화물 입자로서 분자 한 개가 아니라 고체 미립자나 결정성 입자로 존재합니다. 이 경우의 자외선 차단 방식은 우선 입자의 굴절률이 높고 크기가 빛 파장과 비슷한 범위일 때 자외선이 입자 표면에서 반사되거나 진행 방향이 흐트러집니다. 이로 인해 자외선이 피부에 곧장 도달하지 못하고, 큰 입자일수록 가시광선도 산란시켜 하얗게 보여 백탁이 생기기 쉽습니다. 또한 TiO₂와 ZnO는 반도체 성질을 가지며 특정 밴드갭 에너지를 갖는데요, 자외선 광자의 에너지가 밴드갭 이상이면 전자가 가전자대에서 전도대로 들떠 전자-정공 쌍이 생성됩니다. 즉 자외선 에너지를 입자가 흡수하며 이후 에너지는 열로 소산되거나 재결합 과정으로 사라집니다. 말씀해주신 사용감 차이의 경우, 유기자차는 분자 수준으로 용해 및 분산되므로 피부에 투명하게 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무기자차는 입자이므로 가시광선 산란이 생겨 백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유기 자외선 차단제와 무기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이라는 고에너지 광선이 피부에 닿았을 때 이를 처리하는 화학적 메커니즘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먼저 유기 자외선 차단제는 공액 이중 결합 구조를 가진 유기 화합물 분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외선이 이 분자들에 닿으면 분자 내 전자가 에너지를 흡수하여 낮은 에너지 준위에서 높은 준위인 들뜬 상태로 전이됩니다. 이후 불안정해진 전자가 다시 안정된 기저 상태로 돌아오면서 흡수했던 에너지를 인체에 무해한 열에너지나 긴 파장의 적외선 형태로 바꾸어 방출합니다. 이 과정은 분자 단위에서 일어나며 가시광선은 그대로 통과시키기 때문에 피부에 발랐을 때 투명하게 유지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무기 자외선 차단제인 이산화티타늄이나 산화아연은 금속 산화물 결정 입자입니다. 이들은 피부 표면에 물리적인 장벽을 형성하여 빛을 튕겨내는 방식을 취합니다. 화학적으로는 반도체의 특성인 밴드 갭 원리가 적용되는데, 자외선 에너지가 입자의 밴드 갭보다 클 경우 이를 흡수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입자 표면에서 빛을 반사하고 산란시키는 힘이 강합니다. 특히 입자 크기가 가시광선 파장대와 겹치기 때문에 자외선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까지 사방으로 산란시키며, 모든 파장의 빛이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하얗게 뜨는 백탁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요컨대 유기자차는 화학적 에너지 변환을 이용하고, 무기자차는 물리적 차폐와 산란을 이용한다는 점이 핵심적인 차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