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장경수 전문가입니다.
유럽에서 모처럼 일본을 배경으로 만든 이 작품은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 성향을 보인다. 본래 오리엔탈리즘은 ‘유럽의 문화에서 나타났던 동방의 취미’를 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양인들이 가지고 있는 동양에 대한 편견을 일컫는 것으로 뜻이 변질되었다. 18세기에 접어들며 많은 유럽 사람이 아시아 국가들을 식민지화하려는 정복욕을 담고 아시아를 보기 시작했고, 이후 오리엔탈리즘은 서양인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왜곡된 동양의 이미지를 나타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일본 사람들의 <나비부인>에 대한 반응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 작품은 일본 소프라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이며, 심지어 초초상 배역을 최고의 목표로 여기는 풍조가 오래전부터 일본 소프라노들 사이에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동양인 소프라노 중 최초로 초초상 역을 맡았던 미우라 타마키(1884∼1946)는 무려 2,000회 이상 이 배역으로 출연할 만큼 초초상 역을 좋아했다고 한다. 나가사키의 구라바엔 공원에는 <나비부인> 오페라의 마지막 장면을 담은 미우라의 동상이 설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