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스포르체스코 가문에 대해 궁금합니다.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 한중간에 거대한 성이 있고 그 둘레에 해자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던 스포르체스코 성과 그곳에서 살던 스포르체스코 가문에 대해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이 거대한 성은 밀라노의 그 유명한 총안이 뚫려 있는 두오모의 북서쪽에 있다. 처음에는 통치자인 비스콘티 가문의 소유로 밀라노에 있는 중세의 성벽 맞은편에 지어진 방어 요새였다. 이 성은 도시를 요새화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었으므로 비스콘티 가문이 대를 이어갈 때마다 증축하는 바람에 크기가 늘어났고, 마지막 비스콘티 사람인 필리포 마리아는 이 성을 저택으로 탈바꿈시킨 후 거기서 살다가 1447년 외로이 죽음을 맞았다.
밀라노 시민들은 비스콘티 가문이 휘두르던 폭정에 진절머리가 나 있었으므로, 필리포 마리아가 죽은 후 암브로시아나 공화국을 세우고 구할 수 있는 무기란 무기는 다 들고 성벽을 무너뜨려 버렸다. 성의 남은 돌은 빚을 갚고 도시를 둘러싼 성벽을 다시 짓는 데 쓰였다.
필리포 마리아에게는 비앙카 마리아라는 외동딸 하나뿐이었는데, 그녀는 서자(庶子)였지만 그래도 상속자로 인정되었다. 그녀는 프란체스코 스포르차와 결혼했는데, 그는 이웃의 베네치아에 대비해 밀라노 공국을 방어하기 위한 용병이었다. 필리포 마리아가 죽은 지 3년 후, 정치적으로 기회주의자였던 스포르차는 탐욕스러운 이웃 세력을 상대로 도시와 공화국을 지켰다. 그 후 이러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용, 1450년 3월, 아내의 지지를 얻어 권력을 손에 넣었다. 그는 밀라노의 아름다움과 권력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삼겠다는 생각 아래 성을 다시 짓기 시작했으며, 군사 기술자와 피렌체의 건축가 안토니오 아베룰리노를 고용해 일을 맡겼다.
그러나 15세기 말이 되자 성은 오랜 침체기에 들어섰다. 방치되다 못해 곳곳이 무너져 내릴 지경이었으나, 1800년대 후반에 복원되어 밀라노 시의 예술 작품 컬렉션을 보관하게 되었다. 오늘날 이 박물관을 찾는 이들은 레오나르도가 그린 천장 프레스코화, 필리포 리피의 그림, 그리고 이집트와 선사 시대 유물 등의 방대한 컬렉션을 보며 경탄하게 된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인 아름답고 감동적인 미완성작 <론다니니 피에타>도 볼 수 있다.
출처 :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