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인공 가죽 가방이 시간이 지나면서 끈적거리고 껍데기가 벗겨지는 이유는 말씀하신 것처럼 폴리우레탄 고분자가 공기 중의 수분과 반응하여 분해되는 가수분해 현상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인공 가죽은 천 위에 폴리우레탄이라는 고분자 물질을 코팅하여 만듭니다. 이 폴리우레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레탄 결합이 반복적으로 연결되어 긴 사슬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제조 방식에 따라 그 내부에 에스테르 결합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가수분해의 구체적인 과정을 살펴보면, 공기 중의 물 분자가 이 결합 부위를 공격하면서 시작됩니다. 화학적으로 에스테르 결합이나 우레탄 결합은 물과 만나면 서서히 끊어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결합이 끊어진다는 것은 길게 이어져 있던 고분자 사슬이 토막토막 잘려 나간다는 뜻입니다.
결합이 끊어지면서 발생하는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째는 끈적임입니다. 고분자 사슬이 짧게 끊어지면 고체 상태를 유지하던 물질이 점도가 낮은 액체 상태에 가깝게 변하면서 표면으로 배어 나옵니다. 이것이 우리가 만졌을 때 느끼는 불쾌한 끈적거림의 원인입니다.
둘째는 갈라짐과 조각남입니다. 사슬이 끊어지면 분자 사이의 응집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물리적인 힘을 견디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가방을 열고 닫거나 물건을 넣는 등의 작은 마찰에도 코팅막이 버티지 못하고 가루처럼 떨어지거나 가뭄 든 논바닥처럼 갈라지게 됩니다.
특히 한국처럼 여름철에 습도가 높거나 통풍이 잘되지 않는 옷장에 가방을 오래 보관하면 수분과의 접촉이 잦아져 이 반응이 훨씬 빠르게 일어납니다. 한번 시작된 가수분해는 화학적 구조가 변한 것이라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공 가죽 제품은 최대한 습기를 피하고, 보관 시 신문지나 제습제를 활용해 건조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수명을 늘리는 유일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