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하늘에서 날때 충돌하지 않는 이유>
새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한 덩어리로 움직일 수 있는 건 왜일까?
과학자들도 진작부터 이유를 밝히려 나섰지만 최근에야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이탈리아 등 유럽 7개국 공동연구팀이 10년 전부터 로마 하늘을 떼 지어 나는 찌르레기를 주목한 덕분이다.
연구팀이 고성능 카메라를 이용해 아주 짧은 시간 간격으로 촬영했더니 찌르레기들은 바로 옆 6~7마리의 동작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그들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면서 곡예비행 편대처럼 너무 접근하지도,
너무 멀어지지도 않은 채 거리를 유지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는 동작이라 무리 전체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새들이 빠르게 반응하는 것은 극도로 민감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란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바로 ‘임계(臨界)상태’다. 끓어오르기 직전인 섭씨 99도의 물, 무너져 내리기 직전의 모래 더미 같다.
임계상태에서는 열을 조금만 더 가해도, 모래 한 알만 더 떨어뜨려도 상황은 급변한다.
임계상태는 메뚜기 떼에서도 나타난다. 메뚜기 밀도가 높아지고 서로 뒷다리가 자주 부딪치면 뇌에서 ‘세로토닌’이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이 화학물질 탓에 메뚜기는 성격이 변해 급격히 집단성을 띠고 한 덩어리로 이동한다.
메뚜기 떼가 지나간 곳엔 남는 게 없다.
떼 지어 이동하면 이로운 게 많다. 일단 포식자를 헷갈리게 만든다. 수많은 먹잇감 중 어느 녀석을 목표로 삼아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해 공격을 피한다. 또 무리 중 약한 새를 보호할 수 있다. 강한 새가 앞에서 날갯짓을 하면 뒤따르는
약한 새는 힘이 덜 든다.
그렇다고 두목 하나가 날아가는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군데군데 ‘중간 보스’들이 나름대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끝"
[출처: 중앙일보] 수만 마리 떼로 나는 가창오리, 왜 충돌 안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