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종교의 수용은 고대국가의 체제 정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즉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은 왕권 중심의 고대국가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이념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불교는 왕권의 초월성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제공할 수 있었고, 유교는 忠孝의 덕목으로 이에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불교와 유교가 수용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먼저 불교의 경우, 첫째, 호국정신을 뒷받침했습니다. 즉 불교는 자국을 佛國土, 즉 불교적으로 선택된 국가라고 이상화하면서 국토 수호의 당위성을 천명했습니다. 나아가 불국토 확대를 명분으로 정복전쟁을 정당화하기도 했습니다.
둘째, 세계관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기존의 전통종교는 현세 중심적이었습니다. 즉 현세에서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목표로 했으며, 이를 위해 의례를 중시했습니다. 그리고 내세는 막연히 현세의 연장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불교는 현세 부정적이었습니다. 즉 과거·현재·미래가 인과관계에 의해 끝없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현세는 과정의 한 부분에 불과하며, 덧없는 것이라 했습니다. 이에 따라 불교에서는 미래, 즉 내세관이 발달했는데, 그것은 생전의 삶의 질에 따라 극락·지옥 등으로 다변화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현세를 위해서는 물론 내세를 위해서도 도덕적 삶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